3년 동안 주민의견 무시, 환경영향평가 소홀
포천 병원적출물 소각장 건설 반대투쟁을 해오던 이병준(65, 농업)씨가 자살, 25일 새벽 7시16분 숨진데 이어 같은 날 오후8시경 소각장 반대집회를 마치고 돌아오던 전덕배(61)씨가 교통사고로 숨졌다. [포천병원적출물 소각장건설 반대공동투쟁위원회](공동대표 김광분, 김무경, 황민원 공투위)는 오는 29일 이병준씨 장례식을 국민장으로 치르기로 잠정합의를 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신현갑(31·공투위 기획부장)씨는 숨진 이씨가 93년 소각장반대 싸움 초기부터 열심히 싸워왔다며, 자살하던 24일 당일에도 "나 하나 죽으면 좀더 빨리 소각장 문제가 해결될 텐데"하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소각장문제와 관련 공사방해죄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상태에서 부동산 가압류,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벌금 등 5가지나 되는 법적 제재를 받았다.
주민들, 각종 불이익 당해
이씨의 죽음이 있던 날 오후 포천군청 앞 집회는 경찰과 주민 3백50여 명의 격렬한 몸싸움으로 치뤄졌다.
이후의 군수, 경찰서장과 공투위 대표자 간의 면담 속에서 김무경(36)씨는 "소각장 허가를 취소할 것과 구속자 석방, 수배해제 및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취소, 부상자 치료" 등을 요구했다. 김 씨 등은 "소각장 이전을 사업자측에 권유할 것과 수일내 구속자를 석방하고 부상자 치료 등 피해보상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문제의 '병원적출물'에 대한 사업자와 주민들의 의견은 매우 다르다. 우선 사업자 박씨는 "냉동차로 병원적출물을 운반, 7백도 이상의 고온으로 소각, 냉동창고 사용, 병원에서 1차 살균" 등 감염은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일본의 예를 들면서 "소각을 하는 집진기는 3백도 이상만 되어도 자체내에서 고엽제 피해로 잘 알려진 다이옥신을 만들어 낸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동과정과 소각뒤 오염에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실시 요구
주민들의 우려는 지난 20일 [환경운동연합](환경련)이 보내온 '포천 병원적출물 소각장 건설 관련 환경영향 의견서'에도 나타나 있다. 이 의견서에 의하면 "적출물 등 소각시설기준의 유해폐기물에 대한 처리능력이 잘 규명되고 있지 않다"는 점과 "병원적출물에는 수액세트, 주사기 등 PVC와 금속성 성분을 다량 포함하고 있어 분진, 중금속, 다이옥신 등 대기오염물질이 도시폐기물을 소각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