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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법원, 불법수사관행 쐐기

“영장제시 않으면 불법”


영장 제시 없이 피의자를 연행하는 등의 관행화된 수사기관의 불법행위에 대해 법원이 이를 불법으로 명확히 규정해 판결을 내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11월22일 서울지법 민사 29단독(재판장 여상원) 재판부는 94년 2월23일 노태훈(31, 인권운동사랑방인권연대실장)씨가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경찰청의 불법행위가 인정된다며 원고에게 5백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경찰청 보안4과 형사들이 93년 7월13일 노씨를 연행하면서 영장도 없이 피의사실과 변호사 선임권을 고지하지 않은 채 강제로 연행했고, 무혐의로 석방된 노씨를 이틀 후인 15일 변호사 사무실에서 구속영장의 정본도 제시하지 않고 강제연행한 것은 불법행위임이 인정된다”며 이와 같이 판결했다. 또, 재판부는 △경찰청 공보당담자가 혐의사실의 진실성의 확인 없이 기자들에게 원고가 ‘북괴의 사주를 받은 간첩’임을 암시하는 발언을 한 것 △원고의 해외여행시 김포공항 보안구역 안에서 적법한 압수, 수색영장 없이 수하물을 개봉, 수색한 것을 모두 불법행위로 인정했다.

노씨는 지난 93년 7월 두차례 경찰에 불법적으로 연행되어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또, 노씨의 변호인들은 경찰이 영장 사본 겉표지만을 제시한 것에 대해 법원에 소를 제기, 승소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