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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안기부도 못하는 변호인 접견 거부를 경찰이…”

경찰, 사노맹 피의자 변호인 못 만나게 해


연행된 피의자를 접견하기 위해 찾아간 변호사가 경찰의 접견 방해로 4시간이나 기다리다 돌아온 사건이 발생, 피의자의 변호인 접견권을 경찰이 침해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지난 3일 사노맹 전 조직원이라는 혐의로 서울시경 장안동 대공분실에 연행된 권순미씨 등을 접견하기 위해 조광희 변호사 등 2명은 이날 오후4시경 장안동 대공분실을 방문했다. 이들을 맞은 경찰은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해야 접견이 가능하다”고 변호사들에게 강변했다.
이에 조변호사 등은 “형사소송법 제34조에 의해 변호인이 되려는 자도 피의자 접견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경찰은 “그렇더라도 피의자들이 변호인 선임계를 쓰는 동안 수사관이 입회해야겠다”고 말해, 조변호사 등은 이에 항의하다 결국 양보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경찰은 4시간 동안이나 기다리게 해놓고도 피의자들의 접견을 지연시켰던 것이다. 이에 조변호사 등은 접견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경찰이 이번 사태에 대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질 것”을 경고하고 대공분실을 떠났다. 경찰이 변호인과 가족들의 접견을 허락한 것은 4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로 주요 내용에 대한 조사가 1차 마무리된 후였다.

이 사건과 관련해 백승헌변호사는 “안기부조차도 변호인의 접견권을 거부하지 못하는 마당에 법에도 명시되어 있는 피의자접견권을 불법적으로 침해하는 일은 있을 수 없은 일”이라고 비난했다. 조변호사가 소속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도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 접견거부에 대한 준항고 등을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