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새벽 경찰 침탈, 고려대생 38명 불법연행
공권력의 횡포가 수그러들 줄을 모른다. 지난 12일 새벽 고려대학교 학생회관에서는 경찰이 수배중이거나 현행범도 아닌 학생들을 사전동의나 영장 제시도 없이 막무가내로 연행한데다, 그 과정에서 몽둥이를 휘두르는 등 구타까지 한 사건이 발생했다. 또 경찰은 무고한 학생들을 불법연행 해 놓고도 이들에게 ‘동아리 활동 상황․친한 친구 이름’ 등의 인적상황에 대한 진술서를 강요하는 등 부당한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사건이 발생한 시각은 새벽 4시경, 학생회관 내에는 38명의 학생들이 남아 동아리방 등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이 때 3개 중대 4백여 명으로 추정되는 전경병력이 건물 내로 난입해 38명 전원을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전경버스에 타고 있던 학생들 가운데 20명이 달리는 버스에서 뛰어내리는 일이 발생했고, 이 때 윤경삼(정외과 1년) 씨가 실신해 병원으로 실려 가기도 했다. 달아난 20명을 제외하고 18명이 성북경찰서로 끌려갔으며, 새벽 6시 30분경에야 한두 사람씩 석방됐다. 이날 성북경찰서로 연행됐던 이보균(법학과 3년) 씨는 “당시 우리들은 당연히 영장의 제시를 요구하며 반발했는데, 전경들은 몽둥이로 때리고 발로 차는 등 구타를 서슴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피해를 당한 학생들은 경찰 책임자의 처벌을 요구하는 동시에 부상당한 학생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의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