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민주열사·희생자 명예회복 위한 첫 학술회의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분신, 투신, 고문 등으로 산화해간 민족민주열사와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첫번째 학술회의가 「전국민족민주열사·희생자 추모(기념)단체 연대회의」(상임의장 이창복, 추모단체연대회의) 주관으로 6일 성공회성당에서 열렸다.
기조연설을 맡은 임재경 씨는 "민주열사를 추모하는 일은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발제를 맡은 김삼웅(친일문제연구회장) 씨는 의열사의 전통이 조선시대, 일제시대를 거쳐 현대 군사독재시대에 부활했다면서 "해방 후의 의열투쟁은 분신, 투신, 자결, 단식 등 자기 희생적인 항쟁"이었다고 정의했다. 그는 민주열사의 명예회복 방안으로 △국가유공자 예우 △국가 차원의 합동위령제 △민주열사 묘역 성역화 △국회 내에 의문사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설치 △피해자와 가해자, 국민대표로 '진실과 화해위원회'를 설치할 것 등 6개의 방안을 제시했다.
김삼웅 씨의 발제 내용에 대해서 토론자들은 상반된 의견을 각자 표명했다. 장기표(신문명정책연구원장) 씨는 김 씨의 발제 내용보다 한발 더 나아가 민관합동으로 '과거청산과 미래창조를 위한 국민화합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주장하면서 △민주화와 민족통일을 위해 투쟁하다 처벌받은 이들을 사면, 석방, 복권할 것 △군사독재 주도자와 군사독재 추종자도 모두 사면, 석방, 복권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황인성(전국연합 상임집행위원장) 씨는 "열사, 희생자의 명예회복 방안 역시 우리 국민의 철저한 과거청산 노력과 떼어 놓을 수 없는 문제"라면서 △민관합동 조사기관에 의한 독재정권의 범죄적 사실 규명 조처 선행 △5,6공 군사독재 수구세력의 인적청산 △군사독재에 희생당한 피해자의 원상회복과 명예회복, 배상, 각종 법적, 제도적 청산작업을 제시했다. 박래군(과거청산국민위원회 사무국장)씨는 "과거청산 작업은 미래를 희망을 창조하기 위한 중대한 과업"이라면서 진실을 규명을 위한 조사기구에 가해자가 참여하는 것에 반대했다. 그는 오히려 "가해자에게는 처벌만이 있을 뿐"이라면서 철저한 과거청산만이 올바른 명예회복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명예회복 원칙으로 진실규명, 가해자 처벌, 명예회복과 배상이라는 국제적 원칙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학술회의는 2백명이 넘는 청중이 몰려 근래 보기 드물게 열기 높은 행사로 치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