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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검문항의 시민, 보복 구속 의혹

초등학교 교사, 보안수사대 형사 상반된 주장


경찰과 시민이 서로 인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1월 30일 승용차를 몰고 가다 경찰관을 치고 달아난 혐의로 구속된 최선정(인천 ㅂ초등학교․27) 교사는 “검문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경찰이 뺑소니 혐의를 조작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반면, 뺑소니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채유석(인천시경 보안수사대․36) 경사는 “피해자인데도 오히려 사건을 조작한 양 매도당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수배자 검거 명분, 차량 검문

최 교사는 30일 저녁 7시30분경 자신의 차량(푸른색 아벨라)을 타고 인천교대에서 나와 진행하던 중 경찰의 검문을 받았다. 당시 동승하고 있던 남 아무개(공익요원 근무) 씨에 따르면, 골목길을 빠져나와 교대앞 사거리 신호에 걸렸을 때, 경찰이 다가와 수배중인 학생을 찾는다며 차열쇠를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최 교사 등은 신분을 밝힐 것과 수사에 필요한 영장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10여 분 후 경찰은 임진식(인천교대생) 씨의 이름이 적힌 긴급체포영장을 가져왔고, 이에 최 교사 등은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다”며 항의했다. 이후 정복경찰이 나타나 트렁크를 열어 아무것도 없음을 확인한 뒤, 시비를 가리기 위해 인근 계양파출소로 갔다.


검문 경찰, “뺑소니 당했다” 주장

그런데, 사건은 이 때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파출소에 도착했을 때, 체육복 상하의를 입은 사람(채 경사)이 “검문을 하려는데 나를 치고 뺑소니를 쳤다”고 진술하며 병원에서 진단서를 끊어왔고, 이로 인해 최 교사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후 채 경사는 인천 ㅎ신경외과에서 척추골절에 의한 12주 진단서를 받아 제출했으며, 이로 인해 최 교사는 12월 2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이 결정됐다.

이에 대해 최 교사측은 “경찰이 최 교사를 파렴치범으로 몰아 불심검문의 무리함을 덮어 버리려는 의도”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경찰 “피해자인데 매도당하고 있다”

반면, 채 경사는 “당시 나흘간 잠복근무를 하던 끝에 최 씨의 차량에 수배자가 탑승한 사실을 발견했고, 골목길에서 최 씨의 차량이 잠시 정지하게 됐을 때, 다가가 하차를 요구했다. 그러나, 최 씨가 이를 무시한 채 전진해 버렸고, 그 순간 백미러에 부딪히며 쓰러졌다”고 말했다. 채 경사는 “나를 치고 달아난 뒤, 어딘가에서 수배자를 내려주었을 것”이라며 “최 씨 등의 주장은 운동권 출신의 상투적인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진단서, 교통사고와 무관 드러나

그러나, 최 교사가 구속된 이후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건은 새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채 경사가 제출한 전치12주 진단서가 교통사고와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인천 ㅎ병원측은 지난 5일 부천 세종병원에서 실시된 R.I.bone scan 검사 결과, 채 씨의 척추골절이 최근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따라서 인천 ㅎ병원측은 당초 채 씨에게 끊어줬던 12주 진단서를 전치3주 진단서(팔 부위 부상)로 바꿔 재발급했다.


인천지법 구속적부심, 최 교사 석방

12일 인천지법 제3형사부(이종림 판사)는 최 교사에 대한 구속적부심사를 통해 최 교사를 석방했다. 반면 채 경사는 척추통증을 호소하며 인천 중앙길병원에 입원중이다. 판이한 주장 가운데 어느쪽이 진실로 판명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