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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빈곤, 분배 등 사회권 강조

유엔인권위, 국제사법재판소 설립 등 논의

지난 16일 제네바에서 개막된 54차 유엔인권위원회 회기가 한창이다.

이번 회기에서도 인권문제를 둘러싼 각국의 설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9일 회의에서는 빈곤과 불평등의 해결을 위한 경제적, 사회적 권리를 강조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네덜란드 외무장관인 하스 반 미엘로 씨는 "인권선언 선포 50주년이 경제적, 사회적 권리에 대한 국제적 의무를 재확인하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수백만의 사람들이 기아선상에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부가 불공평하게 분배되고 있어 빈곤에 허덕이는 사람이 많다는 냉엄한 현실이 50주년의 의미를 특별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의 외무장관 대리 니나 마짜이 씨는 "인권선언 규정의 이행을 위해서는 국가적, 지역적, 국제적 수준에서의 국가와 민간단체간의 공동행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피점령영토와 자결권에 대한 토론도 진행됐다.


쿠바, 서구의 이중잣대 비난

회의도중 매리 로빈슨 인권고등판무관은 "위기예방에 대한 노력의 배가와 여성폭력 예방에 대한 더 많은 실천"을 강조했다. 로빈슨 씨는 "앞으로 위기에 대한 반응보다는 예방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성에 대한 폭력과 소녀 인신매매를 예방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겠다"며 "인종차별 반대투쟁과 인권교육프로그램 확충에 대해 각국 정부와 민간단체에 일련의 항의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20일 열린 회의에서는 로베르토 로바이나 곤잘레스 쿠바 외무부장관이 발언에 나서 "서구국가들은 아무 양심의 가책없이 자신의 기준에 미흡한 다른 나라에 대해 협박과 강압을 일삼았다"고 비난해 관심을 모았다. 곤잘레스 장관은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문제는 획일적인 기준으로 재단할 수 없으며, 인권에 대한 서구의 이중잣대는 유엔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 개별 국가의 상황에 맞추어 인권을 향상시키려는 개발도상국의 노력을 좌초시켰다"고 비난했다. 이어 곤잘레스 장관은 "미국의 불법적 경제봉쇄에도 불구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켜왔다"며 "쿠바는 98년 현재 약 70퍼센트에 달하는 국가예산을 공중보건과 교육, 사회복지 비용으로 지출해왔다"고 밝혔다. 이날 쿠바 외무부장관의 발언에 앞서 인권위에서는 인종주의와 인종차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한편, 17일 열린 회의에서는 국제사법재판소의 설립에 대한 논의가 주목을 끌었다. 이날 회의에서 힐데버그 존슨 노르웨이 장관은 "국제인권법에 대한 위반사례를 다루는 국제사법재판소의 설립을 위해 지금이 적기"라고 밝혔으며, 킹켈 독일 외무부장관 역시 국제사법재판소 설립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