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한 듯하던 경찰의 불법 불심검문이 재개되고 있다.
7일 경찰은 한양대, 외국어대, 시립대, 건국대 등 서울동부지역에 위치한 대학교 정문앞에서 일제히 불심검문을 실시했다. 경찰이 검문을 실시한 이유는 "이날 동총련(서울동부지역총학생회연합)의 결의대회가 예정되어 있어서 사전에 집회를 막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검문이 경찰관직무집행법을 무시한 채 불법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각 대학별로 이에대한 항의가 잇따랐다.
시립대 총학생회는 30여 명의 학생들과 함께 불법 검문에 항의하는 피켓시위를 벌였고, 불법 검문을 몸으로 저지하는 행동을 벌인 끝에 검문을 중단시켰다. 또 한양대에서는 법대 학생들이 법전을 들고 나와 항의시위를 벌였다. 한양대 정문 앞에서 검문을 지휘하던 한 책임자는 "왜 불법검문을 하느냐"는 지적에 "여기서 따지지 말고 상부에 가서 따지라"며 "경찰관직무집행법 같은 것은 모른다. 여기서는 내 맘대로 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대답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계속되는 항의 끝에 한양대에서도 검문은 중단되었다.
이날 경찰은 '불법집회가 있을 것'이라는 자의적 판단 아래 실제 집회가 진행되지도 않은 대학에서 마구잡이 검문을 벌였으며, 이는 직무수행의 편의을 위해서라면 법과 인권조차 무시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지난 4월 '친절검문'을 내세우며 여론의 시선을 피해가려했던 경찰이 앞으로 대학생과 노동자들의 집회와 시위에 대해서도 과거와 같은 불법 관행을 되풀이 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서울 시내 각 대학에서는 5월 대동제 기간을 맞아 불심검문과 관련한 캠페인을 펼치는 곳이 늘고 있다. 고려대에서는 법대 형사법학회가 지난 5, 6일 불심검문에 관한 캠페인을 전개했으며, 한양대 법대 학생회도 6일 '불법 불심검문 철페운동 워크샵'을 진행했다. 한양대는 이번 워크샵을 계기로 불심검문 철폐위원회를 꾸렸으며, 다음주중 '불심검문의 거리' 조사를 통해 불심검문 거부운동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