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연, 유엔에 민간보고서 제출
한국 여성의 인권 문제가 유엔에서 논의된다. 오는 7일부터 뉴욕에서 회의를 갖는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한국정부가 94년과 올해에 각각 제출한 3차, 4차 보고서를 심의하기로 했으며,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이 제출한 민간보고서(Shadow Report)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민간보고서를 제출한 여연은 “98년 이후 여성의 현실은 정부보고서가 언급하는 상황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여성고용문제 △여성에 대한 폭력문제 △여성관련 예산문제 △여성의 정치참여와 여성정책 전담기구 문제 △남녀평등의식 확산을 위한 교육 △개선되지 않은 여성농민 현실 등 6개 분야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을 제출했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여성고용에 있어 남녀차별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여연은 보고서에서 “IMF 프로그램 아래 10년간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여성이 확보해온 권리가 위협받고 있다”며 “실직당한 남성들에게 여성의 위안을 강조하는 새로운 형태의 가부장제이데올로기가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제위기 아래 정부와 기업이 경제적 어려움을 노동자에게 전가시키고 있으며, 그 중 여성노동자를 우선적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해 여성의 노동권을 박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여연은 △여성노동자의 62.7%가 근무하고 있는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을 전면 적용할 것 △ILO협약 중 여성관련 부분을 전면적으로 비준할 것 △공기업에 대한 여성고용인센티브제 적용대상을 확대할 것 등을 주장했다.
여연은 또 “정부의 여성정책이 성별역할분업이라는 방향에 기초해 있다”고 비판하면서, 파트타임이나 계약직, 임시직 등의 비정규직으로 주변화되고 있는 여성노동자에 대해 정부의 대책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그밖에 민간보고서는 성폭력 범죄 신고에 있어 친고죄를 완전히 폐지하고 고소 기간을 1년내로 규정하고 있는 현행 성폭력특별법을 개정해야 함을 주장하고 있으며, 과중한 노동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온 여성농민을 농업생산인력의 주축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정부보고서와 민간보고서를 심의한 이후, 한국정부에 여성인권 보장을 위한 권고사항을 결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