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결성 저지 위해, 유령노조 설립 의혹
충북청주에 위치한 오리온 프리토레이 공장에서 노조결성을 이유로 사측이 일부 근로자에게 징계와 대기발령 등의 탄압을 가하고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청주 공장의 노조건설을 준비중인 윤태영, 이옥순 씨는 지난 7일 해고됐고 김부자, 전향순, 이순미 씨는 현재 대기발령이 난 상태다. 이에 대해 사 측에서는 노조결성과는 무관하다며 이들의 해고사유는 학력은폐, 경력조작, 제품반출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윤태영 씨는 “지난 3-4년간 아무 문제없던 이력서에 잘못 기재된 사소한 몇몇 내용을 이유로 들어 해고라는 중징계까지 내리는 것은 분명 다른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생산과정에서 불량으로 처리돼 폐기 처분하는 과자를 갖다 먹은 것이 불법이면 사내 모든 근로자가 처벌을 면하기 어렵다”며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윤 씨 등은 그 동안 사내에서 풍물패를 조직하며 노조를 세우려는 활동을 꾸준히 벌여왔다. 그런데 지난달 16일, 같은 동료인 김부자, 이옥순 씨가 서울에서 불심검문에 걸려 연행돼 이틀간 회사에 무단 결근하게 되자, 회사는 이들 2명을 대기발령 시키고 절친한 동료인 윤태영 씨마저 그들과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지난달 21일 공정라인의 조장직을 박탈했다. 이밖에 전향순, 김순미 씨 또한 이들과 같이 활동하고 제품반출을 했다는 이유로 대기발령이 내려진 상태이다.
한편 듣도 보도 못한 유령 노조의 출현은 회사가 노조 설립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에 더욱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 25일 윤태영, 이옥순 씨 등은 청주시청에 공식적으로 노조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다음 날 윤 씨는 본 공장인 이천공장에 이미 노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복수노조금지조항 때문에 노조지부의 형식으로 다시 서류를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이천공장의 노조에서 강하게 반대하고 나서 결성이 불투명해졌다고 윤 씨는 밝혔다.
윤 씨는 “이천 공장에 확인해본 결과 이미 존재한다는 노조는 사실상의 유령 노조였다”며 “노조지부 건설에 대한 의견을 보내자 ‘노조를 와해할 위험이 있어 안 된다, 왜 지부를 결성하려 하느냐’ 등의 말만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대기발령이 떨어진 3명은 회사 안에서 감시의 대상이 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기발령상태인 김부자 씨는 “아무하고 함부로 얘기를 나눌 수도 없고 언제나 직원이 따라다니며 나의 행동을 카메라로 수시로 기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