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은 지난 95년 10월 5일ꡒ중국의 문화혁명에 비하면 광주사태는 아무 것도 아니다ꡓ고 말한 적이 있다.
길 가던 광주시민이 폭도로 몰려서 군인에 의해 맞아 죽었고 그 시체가 어디에 묻혔는지도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망발을 할 수 있을까? 더욱이 광주학살의 주역이었던 노 씨가 이런 말을 한 것은 다시 한번 국민의 쓰라린 가슴을 짓밟는 행위였다.
노 씨의 망발은 군부쿠데타 세력을 비호하는 정치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 5공 세력의 행보
․98년 10월 1일 : 전두환․장세동․허문도 씨 등, 경호원 20여명을 대동하여 성남종합운동장에서 하키 경기 관람, "관중들에게 손을 흔드는" 여유 과시
․98년 11월 29일 : 전 씨와 5공 세력 10여명, 목포 보현정사에서 열린 '국난극복과 민족대화합을 위한 법회' 참석
․99년 1월 31일 : 전 씨, 나카소네야스히로 일본 전 총리 등 일본 정․재계 인사들의 초청으로 6박7일간 일본 방문
․99년 3월 17일 : 전 씨, 5공 세력 20여명과 우면산 산행
․99년 4월 4일 : 전 씨, 국민회의 김상현 고문과 골프회동
․99년 4월 9일~12일 : 전 씨, 3박4일간 고향방문하고 '전직대통령 문화'의 필요성 제기
․99년 5월 3일 : 전 씨, 연희동 집으로 기자들 초청해 "5공 세력의 정치진출을 막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
․99년 5월 8일 : 전 씨, 부산 금정산에서 산상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역감정해소, 5공 인사들의 움직임과 관련한 야당의 비난 등에 대해 자신의 입장 표명
․99년 5월 10일 : 허문도(전 문공부장관)씨, 불교텔레비전 대표이사 선임 결정
▣ 언론학살 주범 방송사사장?!
5공화국 출범 때 언론인 강제 해직과 언론사 통․폐합을 주도한 허문도(59) 씨가 지난 10일 불교텔레비전 대표이사로 뽑혔다. 이에 대해 언론․학술․시민․종교단체들의 강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는 10일 "허 씨는 퇴진해야하며, 5공 세력의 자금이 불교텔레비젼에 흘러들었다는 의혹도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언론노련(위원장 최문순)은 11일 성명을 통해 "언론 학살의 주범을 불교텔레비전 사장에 앉히는 것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불교텔레비전 이사회는 회의를 다시 열어 허 씨의 대표이사 선임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상임대표 김중배)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사장 성유보)도 "불교방송을 5공 세력의 정치 선전장으로 만들 수 없다"며 "허 씨가 스스로 사장직을 내놓거나 허 씨의 사장 선임이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불교언론대책위원회(위원장 진관) 또한 "허 씨의 등장을 좌시한다면 불교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라며 전국적인 "불교언론살리기" 운동에 나설 것을 불교계에 촉구했다.
▣ 5공 세력 정계진출 안된다.
전두환 씨는 지난 3일 자신이 직접 정치를 재개할 뜻은 없지만 '5공 세력'의 정치진출을 막아서도 안 된다는 뜻을 밝혀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지난 9일 양산의 천불사 법회에 참가해 강연까지 하는 어처구니없는 행보를 보였다. 이날 강연을 마친 전 씨는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천불사를 떠났고 그 후 천불사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도시락이 배급되면서 천불사 경내는 시장바닥처럼 소란스러워지고 경내는 쓰레기로 엉망이 되었다고 한다.
전씨는 이제까지 과거의 잘못에 대해 참회나 사과의 말을 한 적이 없다. 또한 현실적으로 일정한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으니 정치인들이 알아서 '화해'를 요청해 오고, 알아서 모시는 처지가 아닌가?
5공 세력이 버젓이 활보하는 것을 보며 허탈감과 배반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5․18 문제가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 버리도록 내버려 둘 것이 아니라 반드시 진상을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 또한 종교행사 참석을 핑계로 궤변을 늘어놓은 행위를 좌시해서는 안되며, 학살자들이 누리고 있는 특권을 회수하고 정치재개를 막아야한다.
인권하루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