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경찰 수백명 동원 강제연행
국방부 앞에서 7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던 전국군폭력희생자유가족협회(전군협) 회원들이 농성장에 난입한 전경들에 의해 강제 연행됐다.
2일 오후 7시 용산경찰서 소속 경찰과 전경 250여명은 "유가족들의 차량과 천막이 집회신고서에 기재되지 않았다"며 농성장에 나타나 유가족들을 겹겹히 에워쌓다.
이 과정에서 1기동대 소속 오지형 경감은 전경들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전경들을 구둣발로 걷어찼다. 이 광경을 목격한 유가족들은 "군대에서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이 보는 앞에서도 이렇게 패는데 안보는 데서는 얼마나 패겠냐, 내 아들도 그렇게 죽였냐"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전군협 이혜숙 회장이 "오지형 경감은 나와서 구타당한 전경들과 어머니들 앞에서 사과하라"고 주장하자 전경들은 이 씨를 겹겹이 에워싼 후 강제 연행했다. 또한 이를 제지하던 신이철(고 신오철의 형) 씨 등 6명을 강제 연행했으며, 차안에 있던 사람을 연행하기 위해 차 문을 강제로 부수기도 했다. 연행자 중에는 농성을 지원하던 인권활동가 2 명도 끼어 있었다.
강제 연행된 이 씨 등은 연행과정에서 경찰이 구둣발로 걷어찼으며 머리채를 잡아끌었다고 말했다. 용산 경찰서에 연행된 이 씨 등 8명은 5시간동안 경찰서에 붙잡혀 있다가 3일 새벽 2시경 귀가 조치됐다.
한편 전경들은 유가족들의 농성 천막과 주변에 있던 선전판을 강제 철거했으며 전군협 관계 차량의 견인을 시도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차량 앞에 드러눕는 등 강력히 항의하여 이를 제지하던 전경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경찰은 119 구급차를 불러 유가족들의 강제 후송을 시도했으나 유가족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결국 구급차는 빈차로 되돌아갔다.
경찰은 오후 10시경 철수했고, 천막이 뜯긴 콘크리트 바닥 위에는 탈진 상태로 누운 유가족 10여명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