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남지 않은 생…,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
최근 환경미화원 김기열(56,시설관리공단노조 위원장) 씨는 작업이후 의정부 동부광장으로 나가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10여년간 묵묵히 환경미화원 일만 해온 김 위원장이 의정부시(시장 김기형)․시설관리공단(이사장 박용래)․의정부경찰서로부터 매일마다 협박성 전화에 시달리게 된 것도 불과 몇달 사이에 일이다.
지난 8월 의정부시 환경미화원들이 시설관리노조를 결성한 이후 시작된 시․경찰․공단의 탄압은 70․80년대를 연상시킬만큼 원색적이다. 의정부시 환경미화원들은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추석 연휴 3일을 쉬었고,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업무방해 혐의로 연행돼 이틀간 조사를 받았다. 또 지난 10월 서울 명동에서 서명운동을 벌이기 위해 이동 중이던 노조원들에 대해 2백여명의 전투경찰이 의정부역에서 승차를 원천봉쇄하고 불법 불심검문을 벌여 가방에 들어 있는 ‘원직복직’ 머리띠를 빼앗아 가는 일도 발생했다.
이 싸움은 시청이 관할하던 폐기물 담당 사무가 지난 7월부터 시설관리공단으로 위탁되면서 비롯됐다. 위탁과정에서 미화원들은 일괄사직 후 6개월간의 고용계약을 체결하거나 자진 퇴직하는 것 중 양자택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공단과 시는 미화원들에게 단순한 사무위탁이므로 노동조건의 차이는 없다고 약속까지 했다.
그러나 61세였던 정년을 57세로 단축하고 정리해고까지 실시해 백여명이 하던 일을 남은 73명의 미화원이 감당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렸다. 시설관리공단은 자율적으로 운영되던 작업시간도 오전 6시에서 10시까지 1차 작업,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2차 작업으로 못박고 지정된 작업시간과 장소를 매시간 확인하며 블루 카드와 엘로우 카드제까지 시행했다. 노조의 홍희덕 사무장은 “7월 동부간선도로에서 청소도중 사망한 미화원의 경우, 전에는 차가 덜 다니는 오전 9시부터 작업을 시작했는데 공단 위탁 후 오전 6시에 일을 하다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공단측은 리어카 수리업체도 한곳으로 지정해 다른 업체에서 수리할 경우 미화원이 자비로 부담하도록 하고, 오토바이나 휴대폰을 사라는 압력까지 넣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미화원에 대한 후생복지는 도외시돼 저녁모임을 가질 만한 변변한 장소조차 없이 배수로가 지나가는 시민회관 지하실에서 미화원들은 모임을 갖곤 했다. 공단측은 노조가 결성되자 지하실의 의자마저 치워버렸다.
한편 지난 10월 의정부시 노동․시민단체는 환경미화원 임금횡령에 대한 공동조사를 벌여 시와 공단이 각종 수당과 퇴직금을 횡령 및 착복했으며 그 액수만도 5억여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의정부 환경미화원의 60%이상은 40․50대로 30일 기준 기본금 42만원에 각종수당을 합쳐 평균 150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지만, 이들의 휴일은 일년에 단 3일인 생일․설․추석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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