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역 인권단체 진상발표
살인용의자로 체포된 이주노동자에게 경찰이 가혹수사를 벌였다는 인권단체들의 진상조사 결과가 발표됐다<관련기사 10월 19일자>.
8일 수원지역 인권단체와 지역 언론사 기자들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은 진상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경찰의 폭행사실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8일 수원남부경찰서 고등동파출소로 연행된 인도네시아인 이라완 씨는 "연행된 후 사복경찰에 파출소 지하실로 끌려가 무릎을 꿇린 채 구둣발로 머리를 채이고 그 과정에서 왼쪽 머리를 부딪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라완 씨를 지하실로 데리고 간 적이 없으며 오히려 이라완 씨가 의경과 형사들이 보는 앞에서 파출소 벽면과 집기에 수 차례 자해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상조사단은 "파출소 벽면을 비롯해 책상, 의자 등에서 혈흔이 발견되지 않았고, 경찰이 자해라고 주장한다면 가혹행위 의혹이 제기된 즉시 혈흔 채취를 위해 노력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하실에는 직원 외에 내려가지 않는다'는 파출소 부소장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라완이 처음부터 일관되게 지하실의 사물함 위치와 구조를 알고 있었던 점"과 "파출소에서 난동이나 자해를 할 때 녹화한다는 CCTV를 작동하지 않았던 점" 등을 지적하며 경찰의 위법행위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조사단의 일원인 다산인권센터 여운철 변호사는 "지금이라도 경찰이 자체 내부에서 진상을 밝히고 담당 경찰의 해임 및 징계와 더불어 공식사과를 하지 않으면 즉각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