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가 내리던 18일, 인권단체 활동가 20여 명이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철야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국가보안법 폐지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정 등 인권 2대 현안의 해결을 위한 결연한 의지를 보이며 일주일간 단식농성을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 부산, 울산, 전주, 수원, 광주 등 전국의 15개 인권단체 소속 활동가들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단식농성 돌입의 배경과 결의를 밝혔다.

이들은 "국가인권위원회법률안과 국가보안법 폐지안이 여야 의원들의 공동발의로 국회에 제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당론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고,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국보법 개폐 논의마저 봉쇄하고 있다"며 "정치권이 연내에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도록 하기 위해 인권활동가들이 결연한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국가보안법은 궁극적으론 폐지되어야 하나, 현실조건이 어려워 개정에 그치더라도 7조 만큼은 완전히 삭제할 것 △국가인권위원회는 실효성을 갖춘 인권위원회로서, 위원들의 지위보장과 조사권·시정명령권을 확보해 실질적으로 국가기관의 인권침해를 감시할 수 있도록 할 것 등을 요구사항으로 내걸고, 이 문제에 대한 "김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모두 23명으로 구성된 단식농성단은 일주일 동안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매일 연좌농성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매일 오후 6시엔 시민들과 함께 하는 촛불시위를 진행하고, 오는 21일(목) 낮 12시엔 모든 인권단체들이 총집결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 단식농성단
·서준식/박래군/배경내/심태섭(인권운동사랑방)·최민식/김석한(울산인권운동연대)·김영옥/최인화(전북평화와인권연대)·송원찬(다산인권센터)·임태훈(동성애자인권연대)·정윤희(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최준석(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남규선(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이광영(부산인권센터)·조혜은(불교인권위원회)·차미경/박재석/김숙경(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최완욱(자유평등연대를위한인권운동센터)·조영민(인권실천시민연대)·백종수(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안원영(천주교인권위원회)/이중 상시 단식자 16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