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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민간단체, ‘민주당 인권법’ 전면거부

소속당 법률안마저 부정, 허수아비 인권위 만들기 혈안


‘개혁입법 조기완수’ 미명과 검사출신의원 반발로 국가인권위원회가 완전히 허수아비가 될 지경에 처했다.

25일 민주당 이상수․한나라당 정창화․자민련 이완구 원내총무는 27일 낮 12시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각당의 수정안을 제출해 이르면 28일, 늦어도 30일에는 본회의에서 표결처리하기로 했다.

민주당․한나라당․여야의원 95명 공동발의안 등을 토대로 소위원회를 열어 국가인권위원회 법안을 심사해 온 국회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박헌기)는 26일 오전 소위를 다시 열어 법안 심의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소위에서는 법사위의 보수적인 분위기와 검사출신 의원들이 떼를 써서 현재 합의된 것이 전혀 없다.


민간단체, “민주당안 전면거부”

‘올바른 국가인권기구 실현을 위한 민간단체 공동대책위원회’(상임집행위원장 곽노현)는 25일 국회에서 긴급모임을 갖고 민주당안을 전면거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국가인권기구공대위는 26일 법사위 소위의 인권위법안 심사 및 전체회의를 감시하고 국회로비에서 피켓시위 등을 벌일 예정이다.

법사위 소위는 인권위원회 법안을 심사과정에서 검사출신 국회의원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검찰로 대표되는 국가권력의 개입여지를 높이려고 힘겨루기를 했다.

24일 법사위 제1소위에서 한나라당 정인봉 의원이 “인권위가 의견을 제출할 때 정부와 협의해야 한다”며 사실상 법무부의 개입여지를 인정하자는 발언에 대해서도 민주당 함승희 의원이 “국가기구 전체를 불신하는 발상”이라고 대들었다. 한나라당의 최연희․최병국 의원도 자기 당의 의견과는 달리 국가인권위의 의견제출권을 인정하지 않는 민주당안을 지지했다.


“공권력을 귀찮게 하면 안 돼!”

한나라당이 제출한 안은 제23조 ②항에서 ‘국제인권조약의 규정에 따라 제 출된 정부보고서를 심의하는 국제기구에 위원회의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23일 회의에서 겸직금지조항에서 다른 국가기관 공무원이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을 겸직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에 대해서도 “검사를 믿지 못하는 것”이며, “검사 중에는 수사보다는 인권옹호에 더 관심 있는 사람도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심지어 국회에 제출된 3가지 법안에 모두 규정된 국가인권위 지방사무소 문제에 대해서도 소위 심의과정에서 다수의원들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천정배 성명, ‘최소한의 원칙’ 발표

25일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성명을 통해 “여야의원 95인이 발의한 법안의 근간을 유지하는 선에서 국가인권위원회법을 만드는 것이 국민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확신한다”고 전제하고, 여야 정파와 의원들 사이에 타협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고려해 인권위법에 반드시 반영해야 할 사항을 지적했다.

천 의원은 △민주당안과 한나라당 안을 조항별로 검토, 인권위원회의 독립성과 권한을 강화시키며 구체적으로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수는 한나라당의 안(위원장을 제외한 4인, 민주당안은 위원장을 제외한 1~2인)을 택하고 △시행령 제․개정에 법무부의 간여를 금지하거나 한나라당안대로 필요한 사항을 법률과 위원회 규칙에 규정 △피진정인에 대한 서면조사 우선원칙 삭제, 증인신문권을 인정하고 위증에 대해 형사처벌 △수사진행 및 종결을 이유로 한 인권위의 조사권 배제범위를 최소화하는 것 등이 “국가인권위가 존재이유를 지니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이에 앞서 “국가인권위원법이 기득권 관료들의 부당한 반발과 ‘개혁입법의 조속완수’라는 명분에 밀려 빈껍데기만 남은 채 졸속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또 인권위는 △주로 다른 국가기관에 의해 자행될 수 있는 인권침해를 감시․견제하고, △기존의 권리구제 기관에 비해 접근가능성, 유연성, 신속성, 경제성 등에서 장점을 지니는 기구라고 지적하며 “한낱 ‘국민의 정부’의 실적을 위해 전시성 기구에 그치게 된다면 국가예산을 들여가면서 만들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