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노동자 석방․공무원 노조 인정 촉구
27일 한국의 노동자 탄압에 항의하며 세계의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섰다.
민주노총은 이날 스위스, 미국, 독일, 남아프리카 공화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세계 26개 나라 37개 도시에서 각국 노총과 산별노조원들이 각국 주재 한국 공관 앞에서 구속 노동자 석방과 공무원 노조 인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국제자유노련 가이 라이더 사무총장은 전세계 노동자들에게 보내는 연대 메시지에서 "세계 모든 사람의 눈이 축구공에만 쏠린 것이 아니라 한국정부의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에도 집중돼있다"라며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존중하라"라고 한국 정부에 촉구했다.
또한 말렌타키 국제금속노련 사무총장과 엘켈베트트 국제공공노련 사무총장은 스위스 제네바 한국대표부를 방문, 정의용 대사를 만나 구속 노동자 석방과 공무원 노조 인정을 촉구할 것이라고 민주노총은 전했다.
김대중 정부 집권 이후 4년 6개월 동안 노동쟁의 등을 이유로 구속된 노동자 수는 무려 7백78명이다. 이는 김영삼 정부 5년 동안 구속된 노동자 6백32명을 훨씬 넘어서는 숫자다. 또한 현재도 52명이 구속 수감 중이며 75명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이밖에도 정부는 국제노동기구의 권고사항이기도 한 공무원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지난 3월 23일 출범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차봉천 위원장 등 지도부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국제공동행동의 날인 27일 오후 3시 서울 종묘에서도 민주노총과 전국공무원노조 주최로 집회가 열렸다. 공무원노조 오봉섭 부위원장은 "공무원노조만 하더라도 차봉천 위원장을 비롯해 7명이 구속 내지 수배 중"이라며 "국제노동기구가 한국정부에 공무원의 단결권을 보장하라고 여러 차례 권고했지만 김대중 정부는 귀를 막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금속산업연맹 전재환 위원장 직무대행은 "파업이란 원래 생산을 멈추는 행위인데, 파업을 한다고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이라며 "헌법에도 있는 노동3권을 보장하지 않는 이 사회를 바꿔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가 끝난 후 노동자들은 명동성당까지 거리행진을 하며 시민들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