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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의문사법, 생색내기 개정안 국회통과

유가족 등 반발, 노숙농성 중단…내년 4차 개정투쟁 기약

“참담하다. 22개월 동안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조사를 했어도 진상규명이 안 된 사건에 대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항만 국회에 요구했는데, 조사기능은 별로 강화가 안 됐다. 거짓말하는 사람이 없도록 처벌조항은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 권한없는 법 만들어, 조사가 제대로 되겠느냐? 우리는 또 법 개정 투쟁을 할 것이다. 일단 위원회를 살려내고, 내년에 반드시 법 개정 투쟁을 할 것이다.” 14일 의문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의문사유가족대책위 허영춘 위원장이 36일간의 노숙농성을 접으며 밝힌 소감이다.

이날 개정된 의문사법에 따르면, 의문사위는 △기각 결정된 사건들 중 진정인이 명백히 새로운 증거를 첨부해 이의를 제기하고 의문사위 위원 전원의 합의가 있는 사건과 △진상규명 불능으로 결정된 사건에 대해 최대 1년 동안 조사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또 조사권한이 다소 강화돼 △관련기관이 자료제출을 거부하려면 그 사유를 소명해야 하며 △의문사위는 검찰의 승인 아래 관련기관에 통신사실 확인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유가족 및 사회단체들은 ‘생색내기 기만적 의문사특별법 개정’이라고 규탄했다. 의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 조사권한 중 겨우 통신사실 확인권한만 통과시키고 그외 특별검사의 임명을 비롯한 압수수색권 및 계좌추적권, 청문회 설치와 위증죄의 처벌을 국회가 외면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의문사위 박래군 조사3과장도 “참고인들이 사전에 입을 맞추는 경우 통화사실을 확인하며 추궁할 수는 있겠지만, (법개정을 통해) 사실상 조사권한 강화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이은경 사무처장은 “지금은 일단 위원회를 다시 세우는데 노력을 하겠지만, 내년에는 의문사법 4차 개정투쟁을 해야 하지 않겠냐”라며, 의문사법 개정투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