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교육개방 반대 국제포럼 열려
'WTO교육개방 양허안' 제출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온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교육·사회단체들은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WTO교육개방 반대투쟁의 국제연대를 위한 국제교육포럼'을 열었다. WTO교육개방 양허안은 교육부문을 외국자본에 어느 단계까지 개방할 것인가를 담아 우리 정부가 WTO에 제출하게 될 개방계획서다. 이 양허안을 기초로 협상이 완료되고 나면, 이미 진행되고 있는 교육부문의 시장 개방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주, 캐나다, 프랑스 등 세계적인 교원노조 대표단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교육개방에 따른 교육의 상품화와 불평등 심화'를 거부하는 세계적 흐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공공 이익이 걸린 분야에 대한 개방이 과연 타당한가'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 발제자들은 "교육은 사회적 기본권이기 때문에 민주적이고 평등한 교육을 위해서는 교육 부문을 상업적 논리로부터 제외시켜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나아가 발제자들은 "교육개방은 대세이며, 국제 경쟁력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WTO 사무국과 부자나라들의 주장은 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한 사실왜곡에 다름 아니"라고 비판했다. 유럽과 라틴아메리카 등지에서 전개되어 왔던 '반세계화 운동'의 사례는 "오히려 교육개방 '반대'가 전 세계적인 대세"임을 확인시켜준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 포럼에서는 벨기에를 비롯한 유럽연합의 교육개방 반대 움직임이 주목을 받았다. 프랑스 교원노조 위원장 로제 페라리 씨에 따르면, 벨기에는 2001년 5월 프라하에서 열린 유럽연합 교육담당 각료회의에서 "교육은 공공의 재산이자 공적 책임성을 가진 분야로서 설립자와 학생들이 함께 민주적으로 운영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원칙을 천명, 정부가 직접 나서서 교육개방을 반대한다고 선언했다. 이 외에도 교육개방 반대 행진은 이어졌다. 2001년 9월에는 전 세계 5천5백개의 고등교육기관들이, 2002년 10월에는 이탈리아 브릭센에 모인 유럽 문화·교육장관들이, 그리고 지난 2월에는 유럽연합이 모두 '교육, 문화 등 서비스분야의 무역협정인 GATS 협상에서 교육 등 공공분야는 개방하지 않을 것'을 결의했다.
포럼을 마친 후 참가자들은 "교육의 공공성 확대를 위한 전 세계적인 대안 마련과 투쟁을 함께 전개해 나갈 것"을 결의하며 '교육의 공공성과 GATS에 관한 서울 선언'을 채택하기도 했다.
한편, 전교조등 18개 교육·사회단체로 구성된 'WTO교육개방음모분쇄를위한공동투쟁본부'는 오늘 오전 11시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교육개방 저지 시국선언'을 발표, △이달 말로 예정된 양허안의 제출 중단 △교육개방 관련 협상 내용의 공개와 교육개방 자체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 △교육의 공공성과 민주주의 확대를 위한 방안마련을 정부에 요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