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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주민등록번호 왜곡된 성 관념 부추겨

정보인권모임, 국가인권위에 집단 진정 준비 중

사회적으로 만연된 '성'을 둘러싼 차별적 통념이 주민등록번호에 그대로 내포해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개인정보통제가 당연한 듯 용인되고 있는 현실에 다시금 경종을 울리고 있다.

현 주민등록번호 뒷부분의 첫 번째 숫자는 생물학적인 성에 따라 달리 표기된다. 즉 1900년대에 출생한 생물학적 남성에게는 1, 여성에게는 2가 붙고, 2000년대에 출생한 남성에게는 3, 여성에게는 4가 매겨진다.

출생과 동시에 정해지는 생물학적 성이 변경 불가능한 주민등록번호에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동성애자와 트랜스 젠더 등 성적 소수자들의 고통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한국여성성적소수자인권운동모임 '끼리끼리'의 케이 활동가는 "트랜스 젠더 등 주민등록번호에 표시된 성이 본인의 정체성과 정반대인 성적 소수자의 경우, 비정상적 존재로 간주되기 쉽다"고 주장했다. 이어"동성애자 커플이 혼인 신고를 하려 할 때에도 주민등록번호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보인권모임'의 박김형준 활동가는 "주민등록번호 첫째자리 숫자 부여 방식이 남성을 상위순번, 여성을 하위순번으로 배정함으로써 항상 남성이 먼저, 여성이 다음이라는 현실의 성차별적 인식과 성역할의 고정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또 "영구적이지 않은 사회보장번호를 개인의 필요에 따라 부여받는 해외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번호에 개인정보를 담지 않는다면 위의 문제의 해결도 용이하다"며, "성, 나이, 생일 등 과도한 개인정보를 담고 있어 광범위한 개인식별자로 쓰이는 주민등록제도의 전면적 개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정보인권모임'에서는 '주민등록번호 첫째자리 폐지를 위한 10000인 집단 진정인'을 모집해 오는 9월 국가인권위에 진정할 계획이다.

◎ '주민등록번호 첫째자리 폐지를 위한 만인 집단진정인'을 모집합니다. (문의 : 다산인권센터 박김형준, 031-213-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