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인권운동사랑방,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 인권단체들은 소위 범죄단체강제해산법안의 제정 시도 그 자체를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퇴행적 시도라고 보고 그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11월 19일 국회 앞에서 개최하였습니다.
<기자회견문> 새누리당의 시민단체해산법안 강행을 규탄한다.
새누리당이 소위 ‘반국가단체·이적단체 강제해산법’을 추진키로 하였으며 19일 새누리당 심재철의원 등이 발의한 범죄단체해산법안의 공청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 법안은 시민단체를 위축시키려는 의도도 문제이며, 법안 자체도 위헌적입니다. 종북매카시즘으로 여론을 호도하여 문제 법안을 강행하는 새누리당의 행태에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분노와 개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소위 ‘범죄단체해산법안’에 의하면 국가보안법. 형법,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로 한 단체가 반국가단체 또는 이적단체로 판결이 나면, 안전행정부장관이 해당단체에 해산 명령을 내리고 응하지 않을 경우 활동공간을 폐쇄하고 단체의 구성원이 집회, 시위 등에 참여하는 것을 제한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범죄단체로 판결을 받았다는 것은 기소 당시까지 행한 단체와 개인의 행위에 대해 판결하는 것입니다. 해산명령 이후 그 구성원의 시위 참여를 제한하고 활동공간을 폐쇄하는 것은 집회․시위의 자유 및 언론․출판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것입니다. 또한 단체가 장래의 불법 활동이 실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활동만을 기준으로 판단하여 영구 제명한다는 점은 결사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침해합니다. 게다가 이 법안에 의하면 해산된 범죄단체를 대신하여 설립된 대체조직의 설립, 결성을 금하며 대체조직이 설립된 경우 사법부의 판단 없이 안전행정부장관이 해산명령을 내리도록 되어있습니다. 대체조직이라는 판단을 내리는 기준이 없으며 사법적 판단조차 받지 못하고 정부의 판단만으로 장관 명령으로 하루아침에 단체를 해산할 수 있어 법치주의를 형해화 하는 무지막지한 법입니다.
우리 단체들은 이 법안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배경에는 정부정책에 반하는 의사와 활동을 봉쇄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 위헌 논란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단체의 불법적인 활동 뿐 아니라 모든 정치적 의사표현 활동, 이를테면 4대강 사업반대를 위한 집회 개최나 표현물 제작과 같은 행위까지도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반대자를 처벌하는 도구로 악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며 시민단체와 그 구성원은 범죄단체로 해산명령을 받거나 정부에 의해 주시 받아 낙인찍히지 않기 위해 정치적 표현을 극도로 제한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소위 범죄단체해산법은 시민단체강제해산법이라 명명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이 법안은 과거에도 몇 차례 추진된바 있으나 입법은커녕 여론의 반발로 폐기된 바 있으나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후 연일 발생하는 ‘종북몰이’, ‘색깔론’을 발판으로 여론을 호도하며 다시금 재추진되고 있습니다. 국가보안법은 반인권적인 법으로 국내외에서 그 법안을 폐지, 개정하라는 요구가 수 십 년간 있었습니다. 범죄단체해산법은 국가보안법의 우회적 강화이며 종북색깔론의 잣대를 시민사회 전반에 들이밀어 입맛에 맞는 사상과 활동만을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시민단체강제해산법이 제정된다면 한국사회의 인권, 민주, 법치는 수 십 년 후퇴하게 되는 징표가 될 뿐 아니라 국제적인 조롱거리가 될 것입니다.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시민단체강제해산법 제정 시도 그 자체가 민주주의를 후퇴시킨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이 법이 만들어진다면 우리사회에 파시즘적인 법‧제도가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을 추진, 강행하는 새누리당을 규탄하며 당장 법안 추진을 멈출 것을 새누리당에 엄중 경고합니다.
민주주의의 퇴행, 파시즘 부활 의도, 시민단체강제해산법안을 반대한다!
헌법을 위배하는 시민단체강제해산법안 추진하는 새누리당을 규탄한다!
2013년 11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