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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의 한달

사랑방의 한 달 (2014년 1월)

12월 21일 20주년 평가와 중심활동 워크숍 했어요~

4/4분기 총회로 잡아뒀던 날, 총회 대신 워크숍이란 이름으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20주년을 계기 삼아 진행했던 워크숍, 자료집, 행사 등을 평가하면서 우리에게 어떤 의미들이 남았는지 평가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간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활동이야기>를 봐주세요~ 이어서 중심활동팀에서 지난 한해 안산에서 작은 시도들을 이어오면서 들었던 고민들을 앞으로 더 구체화하기 위해 ‘임금’을 실마리로 삼아보면 어떨지 같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아래를 읽어봐주세요~

사랑방, ‘임금’을 주제로 공단노동자들과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 중

중심활동팀에서 11월에 전국의 다른 공단 지역과 함께 반월 시화공단 노동자들의 임금요구안 실태조사를 진행했습니다. 220여 명의 노동자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시간을 내서 설문에 응해줬어요. 희망금액이라고 설명을 해도 많은 사람들이 선뜻 2015년 희망 최저임금액을 적지 못했어요. 고민하다가 결국엔 올해 올랐던 비율에 몇 백 원 더 하는 수준으로 적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반면에 올해 자신이 얼마는 받았어야 한다고 생각 하냐고 묻는 문항에는 쉽게 답하더라구요. 내년 임금액은 왠지 고민스럽지만, 자신의 노동이 얼마 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감각은 분명히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거 적는다고 최저임금이 오르는 건 아니지 않냐며 푸념을 하면서도 사람들이 은근 관심이 많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당연하겠죠? 그 돈을 얻기 위해서 노동자들이 희생해야 하는 수많은 것들을 생각한다면요.

여러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공단 노동자들과 만나는 첫 단추가 ‘임금’이 되어야 할 것 같다는 막연한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12월 21일에는 사랑방 활동가들이 모여서 ‘임금’을 주제로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머리를 맞대는 워크숍도 진행했습니다. 고민하면 할수록 우리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생각도 들었고,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실감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노동자들이 우리가 이 정도의 임금은 받아야 한다는 자각과 권리의식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그게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고리는 무엇일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인권오름>, 종북 기획기사 실려

12월 1일 국가보안법 제정 65주년에 발맞추어 <인권오름>은 국가보안법과 종북을 연결짓는 기획기사를 준비했습니다. 기획은 크게 △국가보안법의 변주곡 ‘종북’ △‘종북’ 할 자유 있나요? △종북 마녀사냥의 통치성 이라는 주제로 3번 실렸습니다. 종북몰이가 한국사회에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보안법이 토양을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어제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을 대박이라고 했다지요? ‘통일=대박’ 운운하기 전에 한국사회에서 북을 적대시하고 혐오하는 종북몰이부터 그만 하라고 이야기하고 싶네요.

<그날들>이 담긴 자료집과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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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권선언 제정 기념일을 맞아, 2013년 기억해야 할 인권의 날들을 모으는 프로젝트 <그날들>이 마무리되었습니다. 60여개 단체들이 고심하며 모은 89가지 기억들로 채워진 <그날들>은 http://hrnet.jinbo.net/thedays2013 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아련히 흘러간 그날들은 한국의 인권현실에 어떤 의미를 남겼는지 짚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연재도 진행했어요. 민중언론 참세상(www.newscham.net)에 <인권의 날들을 기억하라>는 제목으로 모두 5개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1) 박근혜1년, 2013년 한국사회의 인권현실, 2) 당신은 종북인가?, 3) 혐오는 불안을 먹고 자란다, 4) 대자본의 권력 아래 짓밟히는 노동의 권리, 5) 연대, 오래된 말 속에 담긴 새로운 기운. 2014년을 내다보기 위해 한해를 돌아보고 싶은 분들은 연재기사를 읽어보세요!

용산을 기억하는 또 다른 방법 - 밀양, 강정, 쌍용차……

용산참사5주기가 무심하게 돌아왔습니다. 진압 책임자였던 김석기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되었네요.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용산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해 노력할 듯 제스쳐를 취했지만 역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요.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경찰은 뭐든 할 수 있고 해도 된다고 믿는 정권이니까요. 대한문 앞 분향소를 집요하게 짓밟더니 그 자리에 잔인한 꽃밭을 만들어놓고, 강정마을에서 매일 올리는 잠깐의 미사 시간에도 신부님과 수녀님들을 앉아있지 못하게 하고, 밀양에서는 공사장 입구마다 경찰을 배치해 나이 많은 주민들을 밀치고 끌어내고 모욕하고 조롱합니다. 민주노총 사무실이 있는 건물을 영장도 없이 침탈할 정도니 경찰과 정권의 변화를 기대하기란 난망합니다.

그래서 용산참사 5주기에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봅니다. 5년 전 있었던 참혹한 사건, 안타까운 죽음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보입니다. 국가폭력이 사그라지기는커녕 고삐가 풀려 마구잡이에 더욱 집요해지고 있으니까요. 하나하나의 사건들 배후에 있는 국가폭력의 실체를 직시하는 것이 용산을 기억하는 것 아닐까요? 우리가 국가폭력에 맞서기를 결심하는 순간 진상규명도 시작될 수 있습니다. 용산참사 5주기에는, 국가폭력에 맞서기 위한 힘을 모으는 투쟁대회를 엽니다. 국가폭력을 들여다볼 수 있는 영화 상영과 대화의 시간도 있습니다. 눈과 귀를 기울여주세요!

밀양, 꽃보다 할매

밀양 할매들의 구술을 기록하고 정리해 책을 내는 프로젝트가 시작됐어요. ‘할매’에는 나는 할매가 아니라고 고개 젓는 60대 초반의 여성도 있고, 마을에서 이장을 하는 70대의 남성도 있습니다. 열다섯 분의 구술자를 ‘할매’라고 부르는 건,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싸움의 의미를 할매의 삶을 통해 돌아보려는 취지가 있습니다. (프로젝트 팀이 할매들한테 푹 빠져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 누군가의 자식, 누군가의 반려자, 누군가의 어머니, 누군가의 이웃으로 살아온 한 세계에 밀양 송전탑은 어떻게 불쑥 들어와 삶을 점령했는지, 송전탑 또는 송전탑 반대 투쟁의 의미는 그 한 사람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찬찬히 들어보려고 합니다. 멀리서 보면 ‘송전탑’만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건 누군가의 삶이니까요. 기록되지 않기 쉬운 삶들을 기억하기 위해, 우리가 서로 어디쯤에서 연결되어 있는지 헤아리기 위해, 프로젝트 시동 겁니다!

프로젝트 팀은 르뽀 작가, 인권활동가들로 구성되었고, 인터뷰를 오가는 데 필요한 교통비를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있고,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밀양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

내란음모 피해자들 심층 인터뷰 진행

작년 5월, 공안바람이 한국사회를 뒤흔들었던 때를 기억하세요? 이른바 ‘국정원 내란음모 사건’으로 불리며 지금도 재판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내란음모 사건을 출발로 한국사회가 공안정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렸고 종북몰이가 더욱 기승을 부렸습니다. 인권활동가들은 내란음모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만나 공포정치가 파괴하는 인간의 얼굴을 드러내고자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압수수색 당사자들, 속칭 RO 회합 당사자들, 그 가족들 약 20여명을 심층 인터뷰 후 2월초에 보고서를 발간하려 합니다.

박원순 시장, 집회시위의 권리는 기본권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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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8일에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사랑방이 열심히 참여하고 있는 ‘집회 시위 제대로’ 모임에서 주최한 기자회견이었는데요. 서울시가 보도를 이용하는 집회와 행사에 대해 허가를 자제하고 집회물품 관리를 각 구청에서 강화하도록 하는 업무매뉴얼을 작성해 내려 보냈기 때문입니다. 그 업무매뉴얼이 배포된 직후에 서울광장에 밀양 고(故)유한숙 어르신 시민분향소를 설치하기 위해 천막을 설치하는데 서울시청 청원경찰이 달려들어 분향물품을 탈취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대한문 앞에서 남대문 경찰서가 집회나 행사 때 천막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서 사랑방 20주년 행사도 비를 줄줄 맞으면서 진행해야 했었는데요. 이제는 서울시가 나서서 경찰의 불법적인 집회관리에 날개를 달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박원순 시장이 대한문 앞 쌍용차 시민분향소 천막을 방문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서울시나 경찰이나 사람들이 거리에 떠들썩하게 모이는 집회, 조형물을 비롯한 갖가지 선전물들, 먹을거리를 파는 노점상, 홈리스들을 거리에서 보이지 않게 하는 데는 마음이 잘 통하는 것 같습니다. 현재 관련 담당과장과 면담 일정이 잡혔고, 시장 면담일정을 잡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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