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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의 한달

사랑방의 한 달 (2013년 11월)

기억해야 할 인권의 날들을 모으는 프로젝트 <그날들>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을 제정한 기념일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인권단체들은 인권10대뉴스를 뽑아서 발표했어요. 그런데 10대뉴스를 뽑아 보면 누구나 기억할 만한 큰 사건들만 기억에 남더라고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인권의 날들은 참 많을 텐데요. 그래서 올해는 <그날들> 프로젝트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2013년 한 해 동안 우리가 함께 기억해야 할 인권의 날들을 모아보려고요.

쭉 모아보면, 박근혜 정권이 출범하고 1년 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살펴볼 수 있겠지요? 화나고 슬픈 기억들이 많겠지만, 인권을 지키기 위해 싸워온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도 담길 듯합니다. 함께 모은 1년의 기록들은 인터넷에서 타임라인으로 보여줄 예정이고, 작은 소책자로도 만들 계획입니다. 소책자에는 2014년 한 해의 희망과 다짐을 담은 인권활동가들의 인증샷도 들어갑니다. 인권의 365일을 지킬 365명의 얼굴이 궁금하시죠? 혹시 후원인 여러분들 중 소책자를 받아보고 싶은 분이 있으면 사랑방으로 연락주세요. (humanrights@sarangbang.or.kr / 02-365-5363)

밀양 희망버스가 나눈 희망의 밀양

11월 30일 밀양으로 희망버스가 출발했습니다. 10월에 공사가 다시 강행되기 시작한 후 밀양의 주민들이 힘겹게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어요. 인권침해감시단도 꾸준히 내려가며 감시활동을 하고 인권침해보고대회도 열었지요. 그런데 점차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밀양의 주민들은 점점 더 외로운 시간을 견뎌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11월 5일, 희망버스를 통해 희망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노동자들이 밀양으로 향하는 희망버스를 제안했습니다. 밀양의 할매들이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전해준 희망을 다시 더 크게 갚고 싶다는 바람이었습니다.

밀양 희망버스 제안 이후 희망버스 기획단이 꾸려졌고, 이런저런 준비가 시작되었어요. 벌써 쌀쌀해진 날씨에 1박 2일의 일정을 준비하는 게 만만한 일은 아니니까요. 게다가 송전탑 공사 현장들은 밀양시내에서도 한참 들어가야 하는 마을들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거든요. 그래도 밀양 송전탑 공사가 백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많은 사람들이, 한전이 끝내 귀를 막고 주민들을 고립시키기에 여념이 없다면 스스로라도 공사를 중단시키겠다는 마음으로 희망버스를 띄웠습니다.

11월 30일 전국에서 모여든 희망버스 탑승객들은, 송전탑 싸움이 한창인 마을들을 찾아 96번, 110번, 122번 공사 현장으로 산길을 타고 올라갔습니다. 그 곳에 각자의 마음을 담은 깃발을 꽂고 우리가 밀양이라는 약속을 나누고 내려왔지요. 저녁에는 밀양역에서 3천여 명이 참여한 문화제가 열렸어요. 밀양 할매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보며 참가자들은 눈물도 흘리고 웃음도 터뜨렸지요. 어려워 보이는 상황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밀양 할매들의 말에 참가자들은 오히려 따뜻한 위로를 받기도 했답니다. 밤에는 여러 마을들로 흩어져 잠을 청했어요. 마을 주민 분들이 마을회관을 열고 자신의 집을 기꺼이 열어주어 대부분 따뜻하게 잘 수 있었어요.

이튿날 아침에는 마을별로 가까이 있는 농성장이나 송전탑 공사 현장을 찾아갔고, 주민들과 희망버스 탑승객들의 마음을 나누는 훈훈한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2012년 이치우 어르신이 돌아가셨던 보라마을에서 희망버스 탑승객들과 주민들이 함께 희망을 약속하는 마무리 집회를 열고 다음을 기약했어요. 희망버스의 기념품인 손수건을 주민 분들에게 건네면서 헤어지는데 다들 눈물바다가 돼서 한참을 떠나지 못했답니다. 또 다른 희망의 시작이겠지요.

벌써 날씨가 꽤 추워졌어요. 송전탑 공사 현장이 있는 곳들은 대부분 산이라 기온이 훨씬 일찍 떨어집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농성장으로, 현장으로 향하는 밀양의 주민들이 춥고 긴 겨울을 어떻게 보내게 될지 걱정이 많습니다. 밀양에 송전탑을 지어야 한다는 한전이 내세웠던 명분도 사라진 마당에 이 추운 겨울까지 공사를 강행한다면 더 큰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더 늦기 전에 한전과 정부가 깨닫기를 바랍니다.

낙하산 인사 김석기는 당장 퇴진하라!

어느덧 낙하산 1개월인 김석기의 퇴진을 촉구하는 하루 농성과 문화제에 함께 했어요. 김석기는 10월 도둑취임 이후 매일 용역경비를 동원해 용산 유가족들을 가로막아왔습니다. 하루농성으로 집중했던 11월 7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침 선전전부터 함께 했는데, 오랜만에 공항공사 정문 앞 자리를 차지했다는 그 소박한 기쁨을 이야기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이후 전해진 소식들은 여전히 갈 길이 멀고 험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합니다. 공항공사는 유가족과 활동가들에 대해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더니, 13일에는 용역경비로부터 폭행당해 병원에 실려 갔고 이에 항의하는 유가족과 활동가들을 경찰을 동원해 연행하는 일이 있었지요. 2014년 1월 20일 용산참사 5주기를 앞두고, 그전에는 반드시 김석기를 퇴진시킨다는 마음으로 계속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금 김석기 퇴진 촉구 1만인 선언을 진행하고 있어요. 끝나지 않은 용산, 다시 마음과 힘을 모아주세요~ (http://www.socialfunch.org/ksk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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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시화공단 노동자 222명이 생각하는 내가 받아야 할 임금

10월 말부터 11월까지 5차례에 걸쳐 안산시흥 지역 노동자들의 ‘임금요구안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 일주일 동안의 실 노동시간, 월 평균 임금, 본인이 생각할 때 받아야 할 임금, 2015년 희망최저임금 등을 묻는 간단한 조사였습니다. 잔업특근시간을 다 더하니 노동자들의 일주일 노동시간은 60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였고 임금은 150만 원 언저리였습니다. 사실 일주일에 몇 시간이나 일하는 지 꼼꼼하게 생각해보지 않고, 조사 자리에서 하나씩 세어보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노동자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희망임금을 쉽게 적지 못했고, 십중팔구는 30만 원 정도를 올려서 적는 게 다였습니다. 그렇게 적어놓고서, 너무 많은 거 아닌가 하며 조사원에게 쑥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구요. 사실 월담이 안산지역에서 처음으로 하는 활동이고, 노동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어디로 가면 노동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 시작해 걱정이 많았습니다. 어떤 날은 설문을 거의 받지 못한 날도 있고, 어떤 날은 아파트형 공장의 관리실에서 돈을 내라고 해서 황당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222명이나 설문을 했고, 추운 저녁에도 어두운 길거리에서 소중한 시간을 내서 참여하는 노동자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점심시간에는 주변 식당에서 밥을 먹는 관리자들 눈치를 보느라 설문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다른 이들의 눈에 띄지 않게 빨리 설문을 작성해가던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렇게 설문을 하고 가면서 ‘이렇게 설문을 하면 임금이 오를까요?’라고 씁쓸히 되묻던 사람들의 얼굴이 기억납니다. 그런 질문 아닌 질문에 자신 있는 답을 할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바랍니다.

영등포역 불심검문 거부 캠페인 진행

공권력감시대응팀은 11월 26일 영등포역 쪽방촌, 인근 종교 및 사회복지시설을 돌며 경찰의 불심검문 실태를 파악하고 불심검문 거부권을 알리는 활동을 했습니다. 또한 홈리스 지원시설들을 방문해 홈리스 개인정보를 경찰에게 넘기지 말 것 등을 알리는 공문도 보냈습니다. 지난 9월 홈리스를 지원하는 교회가 구제금을 주는 대가로 홈리스의 주민번호를 수집해서 경찰에게 넘기는 사건이 발생했고 저항의 과정에서 김00 님이 경찰에게 상해를 입었습니다. 너무 억울해서 경찰청 앞에서 항의기자회견도 항의서한도 보냈지만 경찰은 정당한 법집행이었다고 주장합니다.

경범죄처벌법 폐지 의견서 국회 전달, 폐지안 발의돼

구걸행위 금지, 지문채취 불응, 소란 등의 행위에 대해 범칙금을 부과하여 경찰에게 과도한 단속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경범죄처벌법이 올해 초 문제가 되었습니다. 공권력감시대응팀은 국회토론회 등을 개최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나눈 결과 경범죄처벌법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공권력감시대응팀은 11월 18일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홈리스행동과 함께 경범죄처벌법 폐지 의견서를 국회에 보냈고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11월 27일 「경범죄 처벌법 폐지법률안」을 발의했습니다.

각종 악법들 수면 위로 올라와 대응

종북몰이에 이어 새누리당이 각종 악법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범죄단체해산법’을 발의한데 이어 11월 19일 국회에서 공청회를 했습니다. 범죄단체라는 말이 마치 중립적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상 ‘반국가단체, 이적단체 강제해산법’이지요. 자유롭게 모이고 행동할 자유까지 파괴하여 국민들의 저항을 무력화시키려는 시도에 맞서 11월 19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또한 지난 5월 새누리당 윤재옥 의원 집시법 10조 야간집회금지를 명시한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경찰 출신 윤재옥 의원은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집시법 개악안을 호시탐탐 통과시키려 해서 11월 3일 공권력감시대응팀은 의견서를 국회에 보냈습니다.

대한문, 연대의 장소로 이어가야

대한문 분향소가 평택 쌍용차 공장 앞으로 옮겨지면서 진행된 위령제와 결의대회에 함께 했습니다. 분향소가 옮겨진 대한문은 조금 쓸쓸하기도 합니다. 며칠 전 쌍용차 노동자들에 대한 회사와 경찰로부터의 손배 청구가 인정되고 김정우 전 지부장이 실형 선고를 받았다는 소식이 지면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다시 평택에서 시작하는 쌍용차 노동자들의 투쟁을 응원해주시고, 앞으로도 대한문을 우리 연대의 장소로 이어가고 지켜가기 위해 함께 마음을 모아주세요.

평등예감 ‘을’들의 이어말하기 9번째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6월부터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이어말하기 기획단에서 진행한 평등예감_‘을’들의 이어말하기가 11월 13일 을 마지막으로 대한문에서 이어말하기를 맞췄습니다. 지난 9번의 이야기동안 차별과 평등에 대한 서로간의 연결과 이야기를 나눈 이어말하기를 통해 우리는 더욱더 많은 연결이 필요하다는 점과 서로 다르지 않기에 그것이 가능하리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어말하기 기획단에서는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에 맞추어 이어말하기의 마지막자리인 “모여말하기”를 진행하며 우리의 반차별 선언을 만들려 합니다. 우리들이 만드는 “반차별 선언”에 많은 관심과 또 다른 곳에서 평등에 대한 감각을 이어주시길 바랍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2013년 마지막 집행위가 있었습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2013년 마지막 집행위가 11월 22일 있었습니다. 올 한해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는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집행위에서는 지난 4월 민주당 최원식, 김한길의 법안 철회 대응, 6월부터 진행된 ‘을’들의 이어말하기, 차별금지법 쟁점 워크숍, 혐오표현·노동과 차별에 대한 토론회의 활동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 2014년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활동에 대한 계획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내년도 1월에 진행될 집행위를 통해 2014년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하였습니다. 아직 스케치 단계에 있는 활동이지만 2014년도에는 입법운동보다 반차별 운동과 담론활동을 진행하게 되리라 생각됩니다. 2014년도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할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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