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일, 눈부신 햇살이 봄이 다가옴을 실감합니다.
춥기도 엄청 춥고 눈도 질리도록 왔던 지난 겨울은 참 원망스러웠습니다.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삶의 자리를 되찾고,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절박한 싸움을 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들과 함께 거리에서 보낸 시간들은 참 추웠습니다. 조금은 덜 시린 공기를 들이마시며 계절이 바뀌어 봄이 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러나 속상하게도 인권의 자리는 봄과는 거리가 멉니다.
오늘은 사랑방을 만들 당시 활동가들이 정한 창립일입니다. 20년 전 인권이 가진 자들의 언어가 아닌 자유와 평등, 평화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언어가 되길 바라는 인권활동가들이 모였습니다. 인권의 가치가 곳곳으로 스며들길 바라는 그 누구라도 문턱 없이 오갈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라며 사랑방이라 이름을 붙였습니다. 지난 20년 돈과 권력이 인권의 가치를,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할 때 인권운동사랑방은 단호하고 치열하게 맞서왔는지 되돌아봅니다. 인권운동사랑방이 만들어지고 2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인권은 더 이상 생소한 언어가 아닙니다. 정부가, 기업이, 학교가 인권을 말하는 시대에 우리가 외치려는 인권은 어떤 것인지 질문을 던져봅니다.
작년 사랑방 활동가들은 인권운동사랑방의 20년을 돌아보는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가게 될 10년, 20년, 30년... 화려하지 않고 안락하지 않더라도 꼭 있어야 할 자리에 같이 있겠다고 다짐합니다. 사랑방이 선언했던 진보적 인권운동이 ‘선언’으로 머물지 않도록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하겠습니다.
지난 20년 인권운동사랑방과 함께 호흡해준 활동가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튼튼한 지렛대였길, 앞으로도 그러하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정부와 자본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인권운동을 해나갈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후원인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한 분 한 분의 후원은 인권운동사랑방을 일궈온 소중한 밑거름이었습니다. 그동안 인권운동사랑방을 지지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인권운동사랑방이 지나온 20년을 함께 돌아보며 고마움을 전하는 자리를 준비할 예정이니 관심 가져주세요. 함께 만나 웃는 날을 그리며 그 날을 앞당기기 위해 크게 숨 한 번 들이쉬고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겠습니다. 두근두근 설렘을 가득 안고요. 모든 분들에게 따뜻하고 평화로운 봄이 찾아오길 기원합니다. 곧 만나요. ^^
2013년 3월 2일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들 드림
인권운동사랑방 20년을 함께 해준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사랑방활동가들의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