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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철거폭력 회사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봉천동 성폭력 적준개발, 16개 지역에서 철거 용역 맡아


지난 4월25일 봉천동 철거지역에서 주부에 대한 성폭행을 저질러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주)적준개발(대표이사 정숙종)은 현재 서울의 16개 지역에서 철거용역을 맡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적준개발은 봉천동 뿐만 아니라 고공철탑 농성중 박균백 씨가 분신한 금호6구역, 돈암동, 도화동, 신정동 등 그동안 철거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지역의 철거를 도맡아왔다. 그런 과정에서 시공사들과 재개발조합측으로부터 상당한 신뢰를 획득하고 있어 올해부터는 상계동과 중계동의 철거까지 맡게 되었다.


한 지역 철거에 20억

보통 이들이 재개발조합측으로부터 철거용역을 맡게 되며 한건당 20억원 전후의 금액에 계약을 체결하는데, 철거하는 가옥수와 면적에 따라서 계약금액은 차이가 있다. 돈암동지역에서 적준개발은 무려 22억8천만원에 철거용역을 맡은 것으로 확인 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적준개발은 현재 16개 철거지역에 팀장과 반장만 총 75명을 배치해놓고 있으며, 유사시에는 동원능력이 5백에서 2천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철거민연합(의장 남경남)에 의하면, 철거에 동원되는 이들은 주로 깡패들로 폭력전과자나 특수부대출신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이들은 주로 라인이라고 하는 조직폭력배들의 은밀한 선을 타고 모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모자라는 인원은 소규모 인력업체를 통해서 공급받게 된다고 한다. 이들의 일당은 보통 50만원선으로 알려져 있지만, 철거 당시의 주민의 저항 정도에 따라서 시간당 50만원 이상도 지급되고 있다고 한다.


철거민의 인권은 어디로

철거시 마지막까지 남게되는 사람들은 주로 세입자들인데, 이들은 가수용단지의 설치 등을 요구하지만, 가옥주들로 구성된 재개발 조합측으로부터 무시당하기 일쑤다. 회유와 협박으로도 떠나지 않는 세입자들을 몰아내기 위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폭력방법이 동원된다. 철거깡패들은 쇠파이프와 각목 등으로 무장하고, 심지어는 어린이와 노인까지 안하무인으로 구타를 자행하고 순식간에 동네는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철거민들도 무장을 하고 대항하지만, 거의 힘에 밀리게 된다고 한다. 양해동(41, 서울철거민연합 의장)씨는 "철거투쟁의 승리율이 1%도 안됩니다. 이번에 봉천동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성폭력은 사실 철거지역에서는 비일비재합니다. 노인들도 죽도록 얻어터지기 일쑤인데요. 피해를 본 사람들이 쉬쉬하니까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철거민에게 주거권이니, 인권이니 하는 건 너무 요원한 얘깁니다."


경찰은 누구 편인가?

더욱이 철거반원들을 폭력으로 내모는데는 철거지연비용을 철거용역업체가 배상하게 되는 계약조건이 한몫한다. 돈암동 지역의 재개발조합과 적준개발이 계약을 맺을 때도 "8개월 이내에 용역업체로서의 책임을 완수하고 만약에 완수치 못할 경우 벌칙금을 1일당 총금액의 천분의 일을 배상"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 철거전문회사들이 주민들을 폭력으로 내모는 동안 아무리 폭력적인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경찰은 수수방관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주민들을 구속하고는 해주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번 봉천동 철거지역에서는 성폭력사건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사건 담당 관악경찰서(서장 김동걸)는 적준개발 관계자 4명을 소환하더니 바로 그 다음날 훈방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국철거민연합,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재야단체들은 봉천동 지역의 성폭력 사태를 맞아 공동대책본부의 결성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은 철거용역회사의 해체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고소·고발과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