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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현장스케치> 외로운 싸움을 독하게 견디는 삼미특수강 해고노동자들


강남 삼성동에 위치한 삼미그룹 본사 앞에서 창원 삼미특수강의 해고노동자 6명이 23일째 본사 앞에서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농성중 해고자 장재홍 씨는 지난 7일 병원에 단식으로 인해 입원했다가 3일만에 퇴원해 다시 농성장으로 들어왔다.

이들은 92년 9월 임금단체협상 과정에서 임금동결과 인원감원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는데 회사측은 이것이 노조의 불법집회라며 참석한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공청회를 방해했다. 평소 회사의 강압적인 노사관리에 시달리던 조합원들은 항의를 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전체 조합원의 파업으로 이어졌다. 15일동안 벌인 파업은 공권력 투입과 20명 구속, 15명 고소·고발, 1백33명 징계위원회 회부로 마무리되었고, 회사는 불법파업을 주동했다며 35명을 해고시켰다.

이들이 본사 앞에서 농성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93년 텐트농성을 했을 당시 삼미그룹 김형배 사장의 "계열사 3년 근무 후 원직복직을 시켜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2개월만에 농성을 풀고 창원으로 내려갔지만 약속은 달라졌다.

다시 회사측은 "사표를 쓰면 손해배상 취소는 물론 생계를 위해 금전적인 도움도 주겠다. 사표를 써라"고 요구했다.

회사측이 내놓은 계열사 3년 근무안도 사표를 받아내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본사에서 내놓은 이 안에 대해 삼미특수강의 사장은 "다른 계열사와 관련된 것은 자신이 관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해결할 수 없다"며 발뺌을 했다.

이뿐 아니라 회사측은 파업당시 손해액이 90억이라며 이중 33억의 손해배상을 해고자 10명에게 요구하고 나섰다.

92년 당시 해고자는 35명이었으나 대부분이 회사의 요구대로 사표를 썼고, 현재 9명의 해고자가 순수한 원직 복직의 희망을 가지고 싸우고 있다.

농성중인 해고자들은 지금 창원공장 조합원들이 이런 말들을 한다고 전했다.

"회사도 독하고, 해고자들도 독하고, 노조도 독하다. 단식농성 하는 데도 대꾸도 없는 회사, 쓰러지지 않고 23일이나 버티고 있는 해고자들, 그것을 보고도 꿈쩍 않는 노조, 참말로 독하다."

정말 이들은 외로운 싸움을 독하게 견디고 있었다. 처음 시작할 땐 '얼마나 가겠냐, 해결될 수 있을까'는 생각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해결을 보지 못하더라도 끝까지 후회 없는 싸움을 해보자'는 굳은 의지가 생긴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