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지 교통마비 주범
8일 오후 4시경 을지로입구 전철역 주변 8차선 교차로가 도로 한복판을 질주하는 전경과 백골단 수백 명에 의해 수십분간 마비상태에 빠져버린 일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날 탑골공원에서의 집회를 마치고 인도를 따라 행진에 나선 시위대열의 '차도점거'를 막겠다며 스스로 교통을 방해하고 나서는 우스꽝스런 광경을 연출한 것이다.
이날 민주노총 산하 사무노련·병원노련·언론노련 소속 사무직 노동자 4천여 명은 오후 2시 탑골공원에서 김영삼 정권규탄 결의대회를 가진 뒤, 명동성당까지 평화행진에 나섰다. 그러나 경찰은 공원정문 앞에서 행진을 가로막더니, 을지로입구 전철역 앞에서 행진대열을 재차 가로막았다. '도로교통을 위해 지하도로 건너가 달라'는 경찰 요구에 시위대는 시민 편의를 고려해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시위대가 지하도를 통과하고 있는 바로 그 순간 경찰은 시위대 사방을 차단하기 위해 왕복 8차선 4개 차도를 점령한 채 주변 교통을 마비상태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젠 지들이 먼저 시민편의를 무시하는구먼". 한 노동자의 분노 섞인 투정은 그들의 인내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음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