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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기자수첩] 시장님은 ‘줄대기’중

'인권' 두고 거래하는 김선기 평택시장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의 공천경쟁이 한창인 지금, 평택시 김선기 시장의 행태가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평택시는 지난 96년말 이후 에바다재단 비리 문제로 물의를 빚어온 지역이다. 재단을 운영하는 최성창(전 재단이사장) 씨 일가의 횡포와 비리에 맞서 에바다농아학교 학생들이 장기간의 농성투쟁까지 전개했지만, 최 씨 일가의 아성은 지금까지도 굳건하기만 하다. 이 과정에서 관할관청인 평택시청에 대해선 재단쪽만 편든다는 비난이 빗발쳤고, 그 중심에 있던 사람이 김선기 평택시장이었다.

그런데, 감사원의 특별감사가 있던 즈음 김 시장은 돌변한 태도를 보였다. 새정치국민회의의 한 의원실로 사람을 보내 "의원님의 뜻대로 재단 이사진을 전원 교체하겠다"는 약속을 전한 것이다. 당시 김 시장은 여당이 된 국민회의의 공천을 따기 위해 발벗고 뛰어다니던 중이었고, 여기에 '에바다 사태'가 부담으로 작용하자, 뒤늦게 사태 해결의 의지를 과시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시장은 한 달이 지나도록 약속한 바를 실행하지 않고 있다. 정가와 평택시 내에선 "김 시장이 국민회의의 공천이 어렵게 되자, 자민련쪽으로 말을 바꿔타기로 했다"는 풍문이 돌고 있다. 자민련 공천을 위해서라면 굳이 '에바다 사태'를 해결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당초 평택시측은 재단 이사진을 교체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을 내세워왔다. 그러다 김 시장은 갑자기 '재단이사진을 전원 교체하겠다'는 약속을 하더니 또다시 그 약속을 뒤집어 버린 것이다. 농아학생들의 인권이 걸려있는 에바다재단 문제를 한낱 정치생명을 연장하긴 위한 도구로 치부하는 김 시장에 대해 평택시민들이 어떠한 심판을 내리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