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이제는 ‘진실·명예’ 되찾자

민족민주열사 추모주간 돌입

‘제3차 민족민주열사 추모 및 기념주간’ 선포식이 14일 오후 3시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열렸다.

범국민추진위원회(범추위)가 주최한 이날 선포식에서 이창복 공동상임대표는 “요즘 우리 생활속에서 열사들의 정신이 점점 퇴색하고 있다”며 “열사정신을 되새겨 민중생존권을 사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포식에는 1백여 명의 관련 인사와 학생들이 참가했다.

범추위는 선포식을 마친 후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과 열사호칭 구분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민주노총 허영구 부위원장과 국민회의 이상수 의원,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 등이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가운데, 인권침해자 처벌문제와 진상규명 방식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다.

‘진상규명 특별법’ 초안을 제출한 민변측은 “박정희 정권 당시의 피해자 등 과거 70,80년대 희생자들에 대한 공소시효가 이미 지난 점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특별법 초안에서 제안한 진상규명위원회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만델라 정권의 ‘진실과 화해위원회’처럼 강제수사권과 영장청구권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이상수 의원은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것은 처벌할 수 없지만 조사는 확실하게 하고 아직 공소시효가 남은 사건들은 그 시효를 연장시켜서라도 확실한 처벌을 해야 한다”며 “그 방법으로는 진상규명위원회보다 특별검사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노총의 허영구 부위원장은 “용서는 처벌을 대상으로 해야한다”며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법을 제정해 확실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허 부위원장은 “피해자의 억울한 죽음으로 인해 가족들은 아직도 가슴아픈 싸움을 지속하고 있는데 그 가해자가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다는 것이 이 시대의 정의는 아니다”며 완벽한 진상규명과 가해자의 처벌을 주장했다.

진상규명 방법과 관련, 허 부위원장은 “현재의 검찰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장을 바꾸고 있어 믿을 수 없다”며 이들을 배제한 특별검사제도를 주장했다.

이재오 의원 역시 “검찰이 남아공에서처럼 위원회에게 강제 수사권과 영장 청구권을 넘길 리 없다”며 재야 검사를 임용한 특별검사제도를 주장해, 지정토론자 3인 모두 현 검찰제도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위원회보다는 자체적인 힘을 가진 특별검사제도에 의한 진상규명을 제안했다.

한편, 범추위는 15일, 16일 조성만 거리전과 전태일 거리전을 갖기로 했으며, 19일 시청앞 광장(또는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범국민추모제를 열기로 했다.

종교계에서도 이번 추모주간 행사에 동참하고 있다. 기독교계는 17일 저녁 6시 ‘민족민주열사 명예회복과 의문의 죽음 진상규명을 위한 목요기도회’를 개최하며, 조계종은 18일 오후 3시 ‘범불교 합동 천도재’를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