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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철저히 짓밟히는 지하철 노동자

파업중단 후 조합원 인권유린 계속돼

7일 서울 지하철 노조가 재파업을 결의했다. 지난달 26일 파업중단을 선언하고 현업에 복귀했던 지하철 노조가 다시 파업을 결의한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다. "선복귀 후협상"을 내세우며 현장복귀를 종용해왔던 서울시와 지하철공사측이 파업중단 후에도 일체의 교섭을 거부한 채 '노조 깨뜨리기'에만 혈안이 되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파업 중단 후 현업에 복귀한 지하철 노조원들에 대해서는 마구잡이 징계와 고소고발, 경찰에 의한 인권침해 행위들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운행중인 기관사 '업무방해' 고발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에 위치한 승무지부 상계지회 소속 노조간부 15명은 지난 4월 27일 무더기로 고발을 당했다. 이유는 두 가지. 27일 고건 시장이 당고개역을 방문했을 때, 30분간 집회를 열어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 하나며, 또 하나는 파업불참자(이른바 '반조직자')들에 대해 폭행과 폭언을 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 시장 방문 당시 열린 집회는 일상적인 조합활동의 하나였으며, 전투경찰이 집회장소와 고 시장의 업무보고 장소 사이를 겹겹이 차단한 상태였기 때문에 '업무방해' 혐의 적용은 억지에 불과한 것이었다. 특히 고발된 조합 간부 가운데 정양선, 김정규, 오인희 씨 등은 집회 당시 지하철 운행중이었으며, 이강희 씨는 집에서 쉬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폭행 등의 혐의로 고발됐던 박 아무개 씨는 "파업 불참자의 멱살을 잡았다는 이유로 고발됐는데, 정작 피해를 당했다는 사람은 폭행을 당한 사실이 없다고 하는데도 승무소장이 직접 고발조치했다"고 밝혔다.

징계 기준, '찍힌 놈'


무차별적인 고발 외에 조합원에 대한 징계 역시 마구잡이로 진행되고 있다.

승무지부 성수지회의 경우, '무단결근 7일'을 이유로 직권면직 대상에 오른 1백15명의 조합원 가운데 대의원 2명과 부서장 1명이 직권면직을 당했다. 그러나, 이들만 직권면직을 당한 이유는 뚜렷하지 않다. 또 상계지회의 경우, 무단결근 7일의 기간 사이에 비번 또는 휴무가 끼어있던 평조합원들은 직권면직 대상에서 제외된 반면, 조합 간부들에겐 휴무가 인정되지 않았다. 게다가 징계를 당한 조합원들은 징계위 소집 등의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징계 결정만을 통보받고 있다.

이에 따라 지하철공사측의 고발 및 징계조치는 조합간부들을 제거․위축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지하철공사측이 직권면직 대상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소명서'도 조합원들에게 심리적 고통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기관사는 "소명서를 제출한 뒤, '살기 위해 변명을 했다'는 생각에 피해의식과 패배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포승․수갑 찬 채 조사받아

파업에 참가했던 노조원들은 경찰 조사과정에서도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4월 28일 노원경찰서에 자진출두했던 조합원들은 밤샘조사를 받았다. 또 30일 은평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기관사와 28일 서대문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기관사는 포승과 수갑을 찬 채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른바 '왕따 신고'에 의해 고발된 한 기관사(대의원)는 "명동성당 농성에서 이탈한 조합원에게 내 이름을 밝히고 '외출과 외박이 자연스러운 데 왜 동참하지 않냐'는 전화를 걸었던 사실은 있지만, 협박은 하지 않았다"며 '왕따 가해자'란 이유로 형사들에게 폭언과 인간적 모욕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 기관사는 연행된 지 이틀만에 석방됐다.

한편, 지하철 노조는 인권운동사랑방과 함께 파업참가 조합원에 대한 인권침해 상황을 계속 조사중이며, 다음주 중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