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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안양동안구, 용역깡패 동원 노점 강제철거

"법? 인권? 마치 샌드백이 된 기분이었어…"


안양시 동안구 평촌1번가. 8일 동안구청은 이곳에 용역깡패를 동원, 노점을 강제철 거했다. 새벽 5시께 용역깡패 2백50여명이 들이닥쳐 전국노점상연합 안양지역연합 회 김창호 지역장 등 철야농성 후 잠자던 노점상 36명이 폭행을 당했다. 철거용역 원들은 심지어 칼까지 들고 와 위협을 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노점상 한 명은 늑골을 심하게 다쳐 거동조차 할 수 없는 상황. 그밖에 다른 노점상들도 철거용역 원들의 구타로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었다.

이번 철거는 평촌1번가의 '문화의 거리' 조성 사업 과정에서 발생했다. 리어카 하 나를 세 가족이 하루씩 번갈아 사용해야 할 정도로 영세했던 노점상들은 계속해서 안양시장과 동안구청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그 와중에도 구청 측은 용역을 동원, 끊임없이 노점상들의 리어카를 파손하고 탈취해갔다. 이에 지난 4일 노점상들은 동안구청에 항의방문을 했고 이 때 이진호 동안구청장은 "새 벽3시부터 오전8시 사이에 강제철거가 있을 것"이라며 선전포고를 했다. 그때부터 노점상들은 자신들의 유일한 생존 수단인 리어카를 지키기 위해, 천막을 치고 불 안한 합숙 생활을 시작했다.

언제 철거가 이루어질지 모르는 생활이 4일 째 계속됐고 바로 8일 새벽 5시, 약 2 백50명 가량의 용역깡패들을 동원, 구청은 마치 군사작전을 펴듯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노점상들이 구타와 폭행을 당했으며 심지어 칼에 상처를 입은 사람도 있었다. 용역깡패들은 리어카 8개 중 6개를 가져갔고 나머지 도 거의 쓸 수 없게 돼버렸다. 물론 현장에는 경찰도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멀리 서 수수방관하고 있었을 뿐,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노점상들이 그렇듯, 이들도 아주 오래 전부터 구청과 끊임없이 다투어왔 고 밀고 당기기를 반복해왔다. 하지만 이날 발생한 사건은 오랫동안 싸움에 단련 된 이들에게조차 큰 충격이었다. 특히, 바로 전날인 7일 안기영 도의원, 최창남 목 사 등 세명의 지역사회단체 대표가 구청장과 면담해 강제단속의 위험성을 지적하 고 대화 등 합리적 방법을 통해 노점상 문제를 해결할 것과 이들의 생존권을 보장 해줄 것을 촉구했는데, 바로 그 다음날 이러한 폭력이 행해졌다. 또 용역깡패들은 새벽 5시부터 시작, 아침8시 무렵까지 세 번에 걸쳐 이들을 폭행했으며 7시부터 행해진 마지막 폭행은 출근하는 시민들이 버젓이 지켜보고 있는 와중에 일어났다.

이에 대해 안양시 동안구 건설과 김금동 과장은 "우리는 정당한 법집행을 한 것" 이라고 말했다. 이 동안구청장은 "숫자가 많기 때문에 많이 투입했다. 솔직히 이런 폭력 사태가 발생할 줄은 몰랐다"며 발뺌했다.

이날 오후 노점상들은 아침 나절의 폭력으로 정신적 충격을 입은 듯 멍한 표정이 었다. 폭행을 당한 한 아주머니는 "남편은 교통사고 때문에 다쳐서 석달동안 병원 에 다녔고 애들은 중고등학생이다. 매일 빌린 돈 갚으면서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 가고 있는데, 다 갚기도 전에 리어카를 뺏겨버렸으니 어떡하나? 왜 살아보겠다고 이렇게 발버둥치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이냐? 없는 사람은 사람도 아니냐?"라며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이는 "지금 암에 걸려서 6개월밖에 못산다고 선고를 받은 분도 있다. 돈이 없어 병원에도 못 가고 진통제 먹어가며 살아가고 있다"고 딱한 사정을 전했다.

한편 8일 저녁 안양 전진상 복지관에서는 안양지역시민연대, 안양환경연합 등 지 역 사회단체들이 모여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노점상의 생존권 문제 해결과 이번 폭력 사태에 대한 공개적인 사과와 배상을 안양시와 동안구청에 요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