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팔레스타인 아동들이 이스라엘 정부당국에 의한 자의적 구금과 고문의 위협 속에 내몰려 있다. 세계고문방지기구인 OMCT는 12일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시급히 이스라엘 정부에 강력한 항의의 뜻을 밝혀줄 것을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OMCT는 긴급 호소문에서 "구금상태에 있는 많은 팔레스타인 아동들이 놀라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보고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면서 특히 "이들 아동들이 불법적인 체포와 구금, 경찰서 유치장이나 구금시설 내에서의 고문과 가혹행위는 물론, 시설 내 열악하고 비인간적인 생활조건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보고가 높은 수치로 나타나고 있는 현실을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OMCT는 호소문에서 충격적인 고문 사례를 몇 가지 소개했다. 지난 4월 24일 16살의 메자드는 크파르 제바 근교에서 학교로 가던 택시 안에서 이스라엘 방위군에 의해 체포됐다. 메자드는 연행되는 과정에서 군인들에 의해 옷을 벗긴 채 수 차례 구타를 당했으며, 수갑을 꽉 조이는 바람에 수개월 후에도 자국이 선명하게 남을 정도로 상처를 입었다. 메자드는 이후 여러 구금시설로 옮겨 다니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수 차례 고문을 당했으며, 일주일이 넘게 독방 감금에 처해지기도 했다. 메자드는 현재 샤론교도소에 수용돼 있다.
17살의 무함마드는 지난 9월 4일 아자리야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연행돼 아트지온 군 구금시설에 수용됐다. 그가 심각한 병을 앓고 있다는 가족들의 호소는 묵살됐다. 무함마드는 사복 차림의 4명의 수사관들에 의해 얼굴과 팔다리는 물론 성기까지 구타를 당했으며, 군은 전기봉 고문에다 그를 겁에 질리게 하려고 개까지 동원했다. 암으로 2년이 넘게 투병생활을 해 왔던 무함마드는 체포 이후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했다.
OMCT는 특히 지난 8월 '평화 로드맵'이 폐기된 이래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에서의 자의적 구금이 다시금 크게 증가하면서 '임시 구금시설' 내에서의 과밀수용 문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베들레헴 외곽에 위치한 아트지온 군 구금센터에서는 2.5평 감방에 성인과 아동의 구분 없이 7명이나 수용돼 있으며 기본적인 위생시설도 갖추어져 있지 않다. 10월 현재 10명의 소녀들이 수용돼 있는 라믈 여성교도소에는 방마다 최고 8명까지 수용돼 있어 피부병 발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음식의 질이 형편없을 뿐만 아니라 교과서를 포함한 모든 책의 반입이 불허되고 있다.
OMCT는 이와 같은 행위들은 유엔 고문방지협약과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스라엘 정부에 ■정당한 법적 근거 없이 구금된 모든 이들의 즉각적인 석방 ■시설 처우수준의 개선과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 보장 ■고문과 가혹행위 피해자들에 대한 적절한 구제 제공 등을 촉구했다. OMCT는 또 이 같은 내용으로 국제사회에 이스라엘 정부에 항의하는 행동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자세한 내용은 www.omct.org를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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