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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국가보안법 완전 폐지만 남았다"

민변, 민주법연 등 "대체입법·개정론은 존치론의 변종"

9일 오전 10시 30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아래 민변)과 민주주의법학연구회(아래 민주법연)는 국회 귀빈식당에서 '국가보안법을 없애라'는 해설서 발간 기자회견을 열고 국보법의 완전 폐지를 촉구했다.

해설서 발간 책임을 맡은 민변 송호창 변호사는 "정부가 필요할 때마다 간첩, 조작 사건을 터뜨리며 위기가 아닌 것을 위기로 조작해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이나 정부에 대한 비판 주장을 원천적으로 봉쇄해 왔다"며 조건 없는 국보법 폐지를 주장했다. 해설서에는 국보법 재개정사부터 폐지로 얻을 수 있는 이점과 폐지론에 대한 반론, 개정론, 대체입법론 비판 등과 함께 각 조문별 적용사례가 실려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각 정당 의원들이 참석해 국보법에 대한 입장을 나누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을) 만나면 합법이고 문익환 목사가 만나면 처벌대상"이라며 국보법이 자의적으로 해석, 악용해 되어 온 것에 대해 비판했다. 이어 "17대 국회가 역사적 소명을 가지고 국보법 폐지를 주장해야 한다"며 "당을 뛰어넘어 이를 위한 의원들의 모임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에 국보법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당내에서 100여명 정도의 의원들이 폐지를 위한 모임에 참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에 열우당의 당론이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열우당내 임종석 의원 등 46명은 '국가보안법 폐지 입법추진위'를 구성,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이종걸 의원 등 개정론자들은 완전 폐지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민변 백승헌 변호사는 "열우당은 광범위하게 의견을 수렴한다는 이유로 당론의 윤곽조차 그리지 못하고 있다. 적극적인 의지라는 것은 말로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민주당 이상열 의원은 대체입법인 가칭 '민주질서수호법'을 주장해 참석자들의 비난을 샀다. 민주법연 이창호 회장은 "(민주질서수호법에 대해)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민주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법은 이미 형법으로 존재한다. 개정이나 대체입법론은 존치론의 변종에 다름 아니"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