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위띳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한국 방문 중 좋은벗들, 인권운동사랑방, 평화네트워크 등 '한반도인권회의' 참여 단체들을 만나, 앞으로의 활동 계획 및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위띳 특별보고관은 북한인권이 놓여 있는 맥락을 중시하며 독립적이고 비정치적으로 북한인권에 접근할 것임을 강조했다. 특별보고관은, 결의문에는 직접 언급되지 않은 발전권이나 평화권의 시각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의견에 대해 "결의문의 언어는 정치적 과정에 의해 선택된다. 그러나 사용된 언어는 맥락 안에서 확대해석이나 집중해석이 가능하다"며 "통합적이면서도 균형적인 시각에서 북한인권을 접근할 것이며, 평화의 맥락도 함께 볼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특별보고관의 모든 활동은 인권의 보호와 증진이란 원칙 하에 이루어진다"는 점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올해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채택한 북한인권 결의문은 고문, 구금시설,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 여성, 인신매매, 강제송환자,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접근성 문제, 북한 정부가 가입한 조약 하에서의 의무 등을 언급하고 있다.

특별보고관은 결의문이 시민, 정치적 권리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 "결의문에는 북한이 가입한 4가지 조약, 자유권, 사회권, 여성권과 아동권에 대한 내용도 담겨 있다"며 "이것을 출발점으로 삼아 자유권과 사회권을 균형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어떤 문제에 주목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결의문이 정한 수임사항 외에는,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이슈도 조사, 분석해야 할 것"이라며, 그 중 수용소에서의 생체실험 의혹, 탈북자 문제를 언급했다. 식량권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명했다. 그러나 의제들 간의 우선 순위를 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방북 문제에 대해서는 "인권 보고관의 활동은 독립적이며 비정치적으로 수행되므로, 객관적인 조사를 할 수 있다"며 북한 정부의 공식 초청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 인권특별보고관의 방문은 해당 국가의 공식 초청을 전제로 이루어진다. 특별보고관은 "9월 말 제네바에서, 다른 정부 대표들도 만나겠지만 특히 북한 대표부 관계자들을 만나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그러나 북한을 방문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북한인권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보고를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보고관은 "북한을 직접 방문하기 전까지는 정부, 인권단체, 국제기구와 연대해 자료를 구하고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별보고관은 "혼자서는 역량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 다른 유엔 조약기구들과 서로 활동을 조정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특별보고관은 9월 말 제네바에서 관련 정부 대표 및 인권단체를 만나 자문을 구하고, 10월에는 사무총장에게 계획과 방법에 대해 구두 보고를 한다. 그리고 연말경까지 보고서를 작성해 내년 3~4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인권위원회에서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