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비정규노조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40분 경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열린 불법파견 철폐와 비정규직 탄압분쇄를 위한 항의집회를 마치고 정문 안쪽에서 대기하던 비정규직 노동자 40여 명에게 갑자기 경비대 2백여 명이 몰려와 폭언을 퍼부으며 주먹으로 가격하고 온몸과 얼굴을 짓밟는 등 집단 폭행했다. 이날 사건은 공동 항의집회를 마친 정규직 노동자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근처 본관식당으로 옮긴 직후 벌어졌다.
경비들은 이어 정문 앞에 버스를 타고 도착한 '4월 총파업·비정규 투쟁 승리를 위한 전국순회투쟁단' 소속 노동자들이 내리자마자 이들에게도 집단 폭행을 가해 통신비정규노조 윤순재 위원장 등 3명이 부상당했다. 조합 관계자는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한 비정규 대오들이 어떠한 저항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뒤로 물러나기만 했는데 경비들은 거의 정신이 나간 듯이 본관 잔디밭 앞에 설치된 천막까지 한참을 따라오면서 폭력을 행사했다"고 증언했다.
이 과정에서 폭행장면을 촬영한 <매일노동뉴스> 마영선 기자의 카메라가 누군가에 의해 탈취되어 데이터가 저장된 디스크를 분실했고 오후 4시경 되찾은 디스크에는 폭행장면 사진만 누락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자비정규노조 비대위 하정기 교선팀장은 "사건 직후 조합 관계자 경찰에 신고해 가해자들을 일일이 지명했으나 출동한 경찰은 범행장면이 담긴 사진이 있어야 한다며 명백한 현행범을 비호하더니 돌아가 버렸다"며 "그동안 사측은 테러에 적극 가담한 주요 인물들을 서둘러 빼돌렸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분노한 노동자들은 이날 오후 5시까지 정문 앞에서 경비대와 대치한 채 웃옷을 벗고 연좌시위를 벌였다. 이날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있던 윤성근 정규직노조 전 위원장도 폭행 당해 머리와 이마를 밟히고 허리, 무릎 통증을 호소해 울산대 병원에 입원하는 등 이날 폭행 당한 노동자들 가운데 6명이 울산 한마음병원에 입원했다.
이날 사태에 대해 24일 현자비정규노조는 규탄성명을 통해 "현대자본의 살인적 테러가 이제 정규직 노동자조차 가리지 않는다"며 "정규직·비정규직을 가리지 않는 전면적 탄압의 전주곡"이라며 규탄했다. 이어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과 가해자 전원에 대한 구속수사와 함께 사측에 대해 △테러에 대한 공개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위한 폭력경비대 해체 △피해자 전원의 치료비 전액 지급 등을 요구했다.
현자비정규노조에 따르면 울산공장의 정규직 2만8천여 명과 비정규직 1만여 명 등 3만8천여 명이 25일 2시간 잔업거부를 시작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 강력 항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