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교육이라는 이름의 기만과 폭력 - 간접고용 현장실습 인권실태조사결과 발표회’가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주최로 열렸다. 이 실태조사에는 현재 ‘일하는 청소년’들이 어떤 위치에 처해있는지를 충격적으로 드러내주었다. 그러나 ‘일하는 청소년’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배경내 활동가를 만나 ‘일하는 청소년’의 배경과 경과 과정에 대해 들어보았다.
일하는 청소년 문제가 부각된 배경과 전체적인 경과는?
2000년 초반 갈수록 소비를 중시하는 사회로 변해가는 이면에 IMF 이후 가정환경의 변화가 놓여있었다. 결국, 가족 내 1인이 노동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단위 노동이 필요한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전체적인 사회변화 속에서 청소년 노동이 증가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청소년 노동이 가시화되었던 것은 1960, 70년대 여공으로 상징되는 공장노동자들부터였지만,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청소년 노동과 관련된 문제가 최초로 부각된 것은 2000년 YMCA에서 청소년노동상담을 시작하면서부터이다. 당시 문제의식은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차원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2002년에서 2003년까지 참여연대에서 ‘힘내라 알바’라는 사업을 시작했다. 알바과정에서 청소년들이 겪는 문제들, 부당한 인권침해들을 청소년 당사자들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통해 듣고자 했던 운동이었다. 당시 알바 피해 청소년 고발 기자회견도 가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2003년에 전교조 실업교육위원회에서 현장실습문제를 제기했다. 실업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졸업식에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전문가 토론회를 가졌다. 직접적인 저항까지 조직하지는 못했지만 노동부 차원에서 근로청소년보호대책을, 교육부 차원에서 현장실습정상화방안을 내놓는 등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나?
청소년 노동 문제가 인권침해에 대한 상담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은 인원으로 수많은 사례에 대처한다는 것이 버겁기도 하고. 아르바이트 청소년 면접조사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대리’하는 운동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인권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뜻에 공감한 단체들이 모여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가 만들어졌다. 다산인권센터, 민주노동당, 인권운동사랑방, 전교조실업교육위원회,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21세기청소년공동체희망이 함께 했다. 그리고 1년 반의 준비 끝에 『똑똑, 노동인권교육 하실래요?』가 발간되었다. 그리고 2회에 걸쳐 워크숍을 가졌고, 요청할 때 교육도 나가고 있다.
현장실습 문제는 어떠한가?
사실 청소년 알바의 경우에는 현행법으로도 일정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알바보다 더 큰 문제는 현장실습이다. 현장실습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현장실습이 하청·용역·파견 등 간접고용 형태로 이루어지는 곳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례를 모아 12월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교육부가 현장실습정상화방안을 내놓았다. 핵심내용은 간접고용을 금지하되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만 허가하겠다는 것이었다.
청소년들의 움직임은 없나?
사실 일하는 청소년 문제에 있어 가장 큰 한계는 청소년 운동그룹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실업계 청소년들의 경우 자신은 대학을 진학할 예정이라는 이유로 현실의 불합리함에 눈감아버리거나 계속 일해야 하기 때문에 찍히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청소년 노동 문제에만 전념하는 활동가는 찾기가 힘들다. 청소년그룹의 부재는 청소년노동인권 문제가 풀어야 할 큰 과제이다.
어떻게 청소년들의 운동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
우선적으로 청소년들과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관심과 변화가 필요하다. 교사 혹은 현장실습을 받는 공장사람만큼 현장실습생과 직접 접촉하는 사람도 없다. 그렇기에 진보적인 교사나 현장노조의 관심이 중요하다. 단순히 실습생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예비 노동자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인식전환을 바탕으로 단위학교, 지역에서 흐름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덧붙임
므스 님은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활동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