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쓰
집에서 나설 때나 지하철 역에서 밖으로 나올 때 쏟아지듯 비가 오고 있으면 지붕 아래에서 잠시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잔잔한 비로 변하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몇 분 쏟아지다 한동안 그치는 요즘의 비는 오히려 이리저리 피하기 쉽다고 느껴진다. 재작년의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만 같던 장마, 작년의 비교적 가물었던 장마, 올해의 드문드문한 장마까지.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 몸으로 느껴진다.
대용
장마에 대해서 특별히 생각나는 것도 없고, 생각해온 것도 없어서 하얀 화면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랬더니 동료들이 제습기 없이 살고 있냐, 이 습기에 몸이 견뎌지냐 등 온갖 질문이 쏟아진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난 습기에 둔감하다. 여러분 습기는 그저 물 아닌가요? 그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물 따위에 너무 반응하지 말자구요^^.
민선
예전엔 장마철에만 챙기면 됐던 우산을 이젠 장마철과 상관없이 갖고 다닌다. 일정한 때를 뜻한다는 '철'이란 말이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몽
며칠 전 사무실에 는 길. 신길역 밖으로 나왔더니 비가 잠시 멈춘 듯 하길래 '이때다!' 싶어서 얼른 후다닥 걸어가야지 했는데... 갑자기 미친 듯이 쏟아지는 비에 우산도 소용없고 홀딱 젖었다. 그리고 사무실에 도착하니 비가 잦아들었다. 저녁 일정도 있었는데 젖은 운동화를 다시 신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눙무리... 젖은 운동화 에어컨 밑에서 말려준 동료에게 고마웠다.
정록
기후변화로 이제 기상청에서 '장마예보' 안한다고 한다는 뉴스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근데 다시 하고 있다. 이게 장마가 맞나 싶다가도 몇 일동안 비가 퍼붓고, 빨래가 마르지도 않고 집안에 물이 떠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때면 장마구나 싶다.
다슬
장마의 시작은 제습기가 바쁘게 돌아가도 습기가 느껴질 때 쯤이다. 어제도 자려고 매트릭스와 이불을 펼쳤는데.... 안 마른 빨래같이 축축했다. 집에 있을 때 습기는 참을만 한데? 밖에서 느껴지는 습기는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습기도 기분따라 체감이 달라진다.
가원
장마의 모양이 점점 변해간다. 과거에는 일정한 양의 비가 일정한 기간 전국적으로 내렸던 거 같은데. 어찌된 일인지 아랫지방은 가물었는데 윗 지방은 장마라고 한다. 점점 날씨를 예측하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예상은 참이었고, 그것이 곧 삶의 위기와 연결될 것이라는 감각을 실시간으로 느끼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