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는다
무슨 반찬
개구리 반찬
죽었니? 살았니?
살았다!
와~~
지난주 토요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도 살아있는 아주 특별한 ‘반찬’이 나타났어요. 무슨 ‘반찬’일까요? (궁금, 궁금!) ‘반찬’이 사라기지 전에 어서 함께 가 볼까요?
‘반찬’ 맛보고 가세요
‘반찬’을 맛보고 싶은 사람들이 가득 모였어요. 다들 무슨 반찬일지 너무너무 궁금해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짜자잔, 기대하시라~
프로젝트 ‘반찬’? 그런데 ‘반찬’ 밑으로 뭔가 또 다른 글씨가 있네요. ‘반 FTA 찬 인권’? FTA는 뭐고, 인권은 뭔지… 정말 뜻 모를 소리만 하네요. 한 가지 분명한 건 우리의 기대와 다르게 밥상에 오르는 반찬은 아니었나 봐요. 그럼 무슨 ‘반찬’인지 귀 쫑긋, 눈 번쩍 뜨고 같이 봐요.
왼쪽 사람은 공사장에서 노동자들이 쓰는 안전모를 쓰고 있는 걸 보니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인 것 같아요. 그 옆에 있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뭔가를 두드리고 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컴퓨터 앞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인 것 같아요. 정말 열심히 일하는 것 같지요. 어머, 그런데 갑자기 한 사람이 쓰러졌어요. 너무 일을 많이 해서 어디가 아픈가 봐요.
다행히 쉽게 약을 구해서 건강을 되찾았네요. 다시는 아프지 않고 일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앗! 이번에는 일하던 사람들이 모두 쓰러졌네요. 어쩌죠? 이번에도 치료약을 쉽게 구해서 병을 고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어머, 약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네요. 다들 남은 힘을 다해서 약을 가지러 가고 있어요. 그런데 뭔가를 하나씩 낑낑거리며 가지고 가요. 자세히 보니 돈 다발인데요. 저 돈만 가지면 원하는 약을 살 수 있겠죠? 근데 돈 한 다발로는 어림도 없겠는걸요.
돈다발이 가득 든 상자 두 개를 올려도, 세 개를 쌓아도 약값은 계속 올라가서 사람들 손에 전혀 닿지 않아요. 도대체 약에 날개가 달린 것도 아닌데 왜 자꾸 약값이 올라가는 걸까요? 두리번 두리번 자세히 살펴보니 검은 옷은 입은 저 사람! 정말 수상하죠? 도대체 누구길래 아픈 사람들 약도 못 먹게 자꾸 약값을 올리는 걸까요?
‘FTA’의 검은 그림자
약값을 쥐고 흔들었던 바로 그 범인은 바로 ‘FTA’였네요. 도대체 ‘FTA’가 뭐길래 약값을 이렇게 올려서 아픈 사람들이 약도 사먹을 수 없게 만드는 걸까요?
‘FTA’는 영어로 ‘자유무역협정’을 줄임말이에요. 말 뜻대로 풀어보자면 나라와 나라 사이에 자유롭게 무역을 할 수 있도록 서로 약속을 하는 거지요. 서로 필요한 물건들을 팔고 사는 무역은 너무나 당연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힘이 센 나라가 힘이 약한 나라에게 억지로 물건을 사게 만들고 불공평하게 가격이 매겨진다면, 그리고 불공정한 무역 때문에 사람들이 더욱 살기 어려워진다면 어떨까요? 이런 일이 지금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에서 준비되고 있는 FTA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문제들이에요.
지난 6월부터 지금까지 미국과 한국 사이에 ‘FTA’를 위한 협상이 세 번 이루어졌어요. 정부는 미국과 무역을 하게 되면 나라 경제가 발전하고 일자리도 많아져서 사람들이 살기 좋아진다고 해요. 한마디로 ‘FTA’가 이루어지면 우리에게는 이제 밝은 미래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큰소리를 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정부의 이런 말은 ‘달콤한 거짓말’이라며 미국과의 ‘FTA’ 체결을 반대하고 있어요. 프로젝트 ‘반찬’에서도 보여준 것처럼 우리나라 정부는 ‘FTA’가 체결되면 누구나 좋은 약을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선전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 많은 사람들이 이 약을 사 먹게 되면 약을 만든 미국 회사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약값을 올리겠죠. 하지만 FTA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는 미국 회사에서 약값을 그렇게 마구 올리지 말라고 할 수 없게 돼요. 그러니까 약을 만든 미국 회사는 약을 팔 수 있는 권한을 혼자 독차지하고 자기네 마음대로 약값을 올린 후, 정부에게도 아픈 사람들을 지원할 수 없도록 만듭니다. 결국 약값이 너무 비싸져서 눈앞에 약을 두고도 사먹지 못하고 아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겠죠.
이 뿐만이 아니에요. 지금은 정부에서 관리하고 있는 전기와 수도도 미국 회사가 야금야금 빼앗아가, 질은 낮아지는데 가격은 올라가는 이상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대요. 미국이 광우병 걸린 소를 팔아도 우리나라는 사들일 수밖에 없어서 소고기를 사 먹으려면 생명마저 걸어야 할 거예요.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다는 것도 다 거짓말이래요. 불안정한 일자리만 많이 늘어나서 노동자들은 언제 잘릴지도 모르는 일터에서 매일매일 불안하게 일해야 한데요. 교실에서 아무리 좋은 자리라도 자기 자리가 아니라 동무 자리에 앉아 있으면 언제 동무가 자리를 비켜달라고 할 지 몰라 항상 불안하겠죠? 또 농약에 찌든 미국산 농산물이 싼 값에 들어오면 돈이 없는 사람들은 당연히 건강하고 싱싱한 우리 농산물보다 값이 싼 미국 농산물을 사먹게 되겠죠. 그럼 우리나라 사람들의 건강도 나빠지고, 점점 미국 농산물이 우리 농산물을 대신해 농민들도 돈을 벌 수 없으니 하나 둘 농촌을 떠나야 한데요. FTA가 체결되면 이렇게 무시무시한 일들이 벌어져 사람들이 갈수록 살기 어려워지는 거지요.
거짓말하는 나라님들의 코가 길어졌으면…
나랏일을 하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할 때마다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럼 텔레비전에 나와서 뻔뻔하게 거짓말을 할 수는 없잖아요. 그 사람들이 어떻게 거짓말을 해왔는지 예전에 텔레비전 시사프로그램에서 자세히 다룬 적이 있죠. 그런데 벌써 세 번이나 협상이 진행됐는데 어떻게 하냐구요? 지금 협상을 그만 둔다면 나라 망신 아니냐구요? 협상이란 어느 한 쪽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중단할 수 있는 거예요. 더욱이 정부는 우리에게 손해와 끔찍한 일만을 예고하고 있는 FTA 협상을 지금이라도 중단해야 해요. 그렇게 된다면 사람들은 신이 나서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며 거리로 뛰어나와 다함께 축제를 열거예요. 동무들도 함께 축제에 나올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