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공동성명>
유성기업 어용노조의 3노조 설립신고 승인이 웬 말인가!
- 한광호 열사의 죽음을 방조한 고용노동부의 만행을 규탄한다
어제(5.3.)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은 유성기업 제3노조 설립신고서를 교부했다. 유성기업의 제3노조는 ‘노조 설립무효 판결’을 받은 2노조와 동일한 인적 구성원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어용노조인 2노조의 위원장이 3노조의 위원장인데 무엇을 보고 설립신고서를 교부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4월 14일 서울중앙지법원은 유성기업주식회사노조(2노조)는 자주성과 독립성이 없어 노조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노조 설립과정과 운영 과정에서 사측의 개입이 있어 노조법에서 인정하는 자주성이 없다는 판단이었다. 이 판결은 2011년 복수노조법 시행 이후 노조탄압의 수단으로 회사가 2노조를 만드는 관행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의미가 있었다. 이 판결을 얻기까지 6년간 유성지회 노동자들은 고통스런 현장 생활을 견디며 싸워야 했다.
그런데 노동부는 이러한 판결에 찬물을 끼얹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정부의 의무를 노골적으로 저버렸다. 3노조 설립신고서 교뷰는 법원의 결정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결정이다. 적어도 제 3자로서 공정한 자세조차 취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헌법과 노조법에 명시된 노동자의 단결권, 결사의 권리를 정부가 앞장서서 침해하였다. 한국도 가입되어 있는 ‘유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관한 규약(약칭 사회권 규약)’에도 노조 결성의 권리는 노동자가 “스스로 선택해서” 노조를 만들고 가입할 권리임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특정 노조에 강제로 가입되지 않을 권리를 뜻하며, 노동자 결사의 자유가 권력에 의해 훼손되지 않기 위한 원칙이다. 이는 노조법에서 노동조합이 갖추어야 할 조건인 자주성과 맥을 같이 한다.
그동안 박근혜 정부는 노동개악을 비롯해 노골적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지키기보다 재벌과 기업의 편에 섰다. 지난 3월 17일 금속노조 유성지회 조합원인 한광호 열사의 죽음으로 이러한 행태가 결국 노동자를 죽이는 살인행위임이 밝혀진 상황에서도 그러한 작태를 지속하는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고용노동부가 어용노조의 편임을, 현대차-유성기업의 하수인임을 직접 실토한 것에 다름아니다.
게다가 한광호 열사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고용노동부에도 있다.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은 2011년 어용노조의 설립허가증 교부, 불법으로 판정된 유성기업의 직장폐쇄 수용 등으로 현대차-유성기업의 불법을 옹호해왔다. 그리고 한광호 열사의 죽음 이후 유성지회 노동자들과 시민사회가 고용노동부에 요구한 노동자 괴롭힘-가학적 노무관리에 대해서는 외면한 채 어용노조임이 뻔한 3노조 설립신고를 수용한 것은 규탄 받아 마땅하다.
어용노조의 3노조 설립신고서를 교부하는 날, 고용노동부와의 면담을 요구하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을 고용노동부는 경찰력으로 막아섰다. 어용노조가 설립신고서를 낸 후 4월 20일부터 진행된 집회와 피켓 시위를 하기 전 문을 걸고 닫은 일은 처음 있는 일이다. 고용노동부 스스로도 자신의 행위가 떳떳하지 않음을 알기에 경찰력에 의존한 것이다.
다시 한 번 고용노동부의 만행을 규탄한다. 이제라도 그 동안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 고용노동부가 할 일은 유성기업 제3노조 설립신고 승인을 철회하는 일이다. 고용노동부는 3노조 설립을 즉각 취소하라!
2016.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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