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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논평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논평] 학내 차별언동·혐오표현 관련 조항을 추가한 서울 학생인권조례 개정안 통과를 환영한다

지난 12일, 서울시의회는 “차별적 언사·행동, 혐오적 표현으로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한 서울 학생인권조례 개정안이 시의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음을 밝혔다. 신체적·언어적 폭력과 마찬가지로 소수자를 차별·혐오하는 언행 역시 학내에서 금지되어야 마땅한 폭력임을 규정한 것이다. 소수자를 비하하고 혐오하는 표현이 확산되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현 시대, 학교 현장에 반드시 필요한 조항이 학생인권조례에 추가되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환영의 뜻을 밝히는 바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5년 발표한 ‘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성소수자의 98%가 학교에서 교사나 다른 학생들로부터 혐오표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에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특정 학생을 ‘차이나’라고 불러 차별을 조장한 사건이 일어나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이 해당 학교장을 대상으로 권고문을 내기도 했다. 초·중·고교 내 소수자를 차별하고 혐오하는 문화가 만연하며, 학생의 인권을 보장할 책무를 직업적으로 부여받은 교직원마저도 이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현실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해당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김경자 서울시의원은 "학교구성원들이 혐오적 표현으로 누군가를 차별하는 상황을 조장하지 않도록 하고자 한다"며 취지를 밝혔다. 개정안의 취지대로 학내 차별언동과 혐오표현을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해서 조례 개정에 발맞춘 교육청과 단위학교 차원의 변화와 노력은 필수불가결할 것이다. 교육청에서는 개정안의 내용을 관내 모든 학교장·교직원·학생·학부모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장애인·성소수자·여성·이주민·청소년 등 소수자 인권의 내용이 포함된 인권교육이 단위학교에서 반드시 실시되도록 적극적인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 더불어 조례의 내용이 유명무실해지지 않도록, 학내 차별언동 및 혐오표현으로 인한 피해 구제신청이 접수되는 경우 조례 내용과 인권의 원칙에 입각한 엄정한 대처에 나설 것을 주문하는 바이다. 또한 학내에서 (성)평등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교직원 및 학생들이 대내외적 공격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교육청 차원의 보호와 지원 역시 필요하다.

서울 학생인권조례는 개정되었지만, 차별언동과 혐오표현의 문제는 서울지역에서만 벌어지는 일도, 초·중·고교 내에서만 일어나는 문제도 아니기에 우리는 한발 더 나서는 변화를 촉구할 수밖에 없다. 차별과 혐오로부터 안전하게 교육받을 권리는 누구에게나 보장되어야 하며, 이와 같은 원칙은 조례 뿐 아니라 법률에도 반영되어야 한다. 우리 헌법에는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명시되어 있는데 이것은 단순히 의무교육제도가 실시된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보장되는 권리가 아니다. 소수자 학생도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고, 폭력과 차별 때문에 학교를 떠나도록 등 떠밀리는 사람들이 없도록 국가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러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혐오표현과 차별의 금지를 포함해 학생인권의 구체적 내용과 보장 방안을 법률 차원에서 마련하는 입법이 필요하다. 더불어 교육 현장을 포함한 우리 사회 곳곳의 차별을 없애는 첫걸음으로써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자 이미 시작된 변화임을 우리는 분명하게 밝히고자 한다.

2017년 9월 18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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