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민대회 경찰의 폭력진압을 강력히 규탄한다!!
지난 7월 22일 오후 2시부터 전북 부안군 부안읍 수협 앞에서 부안군민과 환경사회종교단체의 1만여명이 참여한 "핵폐기장 유치 반대 부안군민대회"가 열렸다. 부안군민이 7만이니 1만명이 모였다는 것은 엄청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평화적으로 군청을 향해 행진을 하던 시위대는 전국에서 차출된 정예의 전투경찰들에 의해 폭압적으로 진압되고 말았다. 100여명의 군민들이 경찰의 곤봉과 방패 등에 의해 코뼈골절, 허리뼈 이탈, 목뼈골절 등의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병원에 입원한 군민만 해도 30명이다. 22일뿐만 아니라 26일의 집회에서도 마찬가지의 일들이 벌어졌다.
문규현 신부는 방패에 이마를 찍혀 다섯 바늘을 꿰매고, 온몸에 심한 타박상을 입어 입원을 했고, 김경일 교무도 온몸에 상처를 입었다. 또 연행되거나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람 역시 수십명에 달하며 경찰에 의한 방송차 파괴 등 재산 피해도 8000여 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부안 군민들은 핵폐기장 유치에 멍이 들고, 경찰에 의해 피를 흘린 격이 되고 말았다.
물론 경찰의 부상자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수십차례의 실전 경험과 훈련을 통해 정예화 되고 곤봉과 방패, 헬멧과 소화기 등으로 무장한 경찰조직이 실제로 맨몸이나 다름없는 국민을 상대로 이러한 폭압적인 진압을 실행한 사실은 용납 될 수 없는 것이다. 국가에서 진행하고자 하는 일에 제동을 거는 국민들이라면, 폭력으로 다스려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참여정부와 경찰 책임자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몇몇 방송에서 보도된 당시 동영상을 보면 경찰은 방패로 안면을 그대로 가격하거나, 방패의 끝으로 내려찍는 장면이 반복되어 목격되고, 후퇴하는 시민을 잡아채 넘어뜨린 뒤 마구 짓밟고, 곤봉을 마치 도끼질하듯 휘두르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무자비한 폭력을 가했음이 명백히 드러난다. 우리는 이러한 일들이 지휘 책임자의 명령 없이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확신한다. 더구나 경찰청 산하 1기동대 1001 - 1003 중대는 전국의 큰 집회에는 어디라도 투입되는 시위진압 전문 부대로 악명이 높은 중대이다. 이러한 부대들을 동원하여 오로지 고향을 지켜내려는 마음으로 일손을 놓고 잠시 모인 농·어민들일뿐인 시위대를 과잉폭력 진압 한 것은 도무지 납득이 가질 않는다. 우리는 작년 故 신효순·심미선 양의 억울한 죽음 후에 의정부에서 행해졌던 경찰의 폭압적인 진압 과정들을 기억하고 있다. 참여정부에 들어서도 똑같은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에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은 국민을 보호하는 조직이지 해치는 조직이 아니지 않는가?
최기문 경찰청장을 비롯한 전북지방경찰청장과 당시 지휘 책임자들은 즉시 부안 군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여야 한다. 또 당시 상황에 대한 명백한 진상을 밝혀 내어 책임자를 철저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며, 부상자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 역시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공권력이란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학생, 노동자, 농민, 시민들에 대한 폭력을 그냥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참여정부에 들어서도 경찰에 의해 수차례 자행된 사업장과 시위현장에서의 폭력진압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민중의 지팡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을 위하는 경찰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 만성화된 비리와 부패, 계속되는 전·의경의 구타·사망사고 등으로 인해 국민의 불신을 받고 있는 경찰은, 반성과 성찰로 새롭게 태어나지 않는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임을 분명하게 밝혀 둔다.
우리의 요구
1. 최기문 경찰청장과 전북지방경찰청장은 부안군민에게 즉각 사과하라 !!
2. 폭력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철저히 처벌하라 !!
3. 강경폭력진압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수립하라 !!
2003. 7. 30.
기독교협의회 인권위원회, 광주인권운동센터, 다산인권센터,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추모(기념)단체 연대회의, 민주노동당,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불교인권위원회, 성
공회대 인권평화센터, 울산인권운동연대,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원불교인권위원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인권실천시민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천주교광주교구정의평화위원
회, 천주교광주교구환경사제모임, 천주교부산교구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천주교청주교구정의평화위원회, 평화를여는가톨릭청년, 평
화와인권연대, 한국동성애자연합
성명/논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