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량미달 안이한 인식 드러낸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긴급 성명’을 비판하는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성명서
1. ‘무자격 도둑취임 MB 하수인’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인정 못한다.
현병철 위원장은 인권문외한인 무자격자로 판명됐다. 인권단체와 각계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는 경찰이 국가인권위를 둘러싼 가운데 도둑 취임을 강행했다. 국가인권위원장 취임에 경찰력이 동원된 광경 자체가 인권에 대한 우롱이다. 이로써 그는 무자격 인사를 날치기 임명하여 국가인권위를 무력화하려는 이명박 정권의 의도를 충실히 이행했다. 이에 우리 인권단체들은 현 위원장의 취임 자체가 국가인권위에 대한 조롱이며 무력화 시도의 엔진을 켠 것으로 판단한다. MB는 임명하고 현 위원장은 도둑취임이나마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현병철 위원장을 수락한 바 없다. 앞으로 우리 인권단체들은 모든 공식 발표 문서에서 현 위원장을 ‘무자격 도둑취임 MB 하수인’으로 지칭할 것이다.
2. 인권 침해 독재정권의 허수아비 국가인권위 획책 음모 반대한다.
MB 정권 하의 현 상황은 부적격 인사 날치기 임명 남발, 민주주의 절차 무시 악법 양산, 목소리도 뺐고 밥그릇도 깨뜨리는 총체적 인권부정의 상황이다. 이런 상황과 현 국가인권위원장의 문제는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다. 우리 인권단체들의 현 위원장 반대 투쟁은 인권 침해 독재 정권의 허수아비 국가인권위 획책 음모에 대한 투쟁이다. MB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 인권침해 규탄 투쟁이 겨냥하는 문제마다 국가인권위는 인권에 부응하는 대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고, 함량미달의 하나마나한 시늉은 국가인권위 무력화 음모에 부응하는 것으로 준엄한 비판을 받게 될 것이다.
3. 국가인권위를 시험대에 올린다. 함량미달의 국가인권위원장 긴급성명을 비판한다.
‘무자격 도둑취임 MB 하수인’ 현병철 위원장의 첫 작품은 지난 7월 24일 발표한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긴급 성명’이다. 이 성명을 본 우리 인권단체들의 심정은 ‘차라리 그 입을 다물라’고 외치고 싶을 만큼 실망스러웠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제2의 용산참사가 우려되는 쌍용자동차 관련 상황은 인권의 극단적 침해를 보여 왔다. 흔히 전시에는 인도주의법, 평화시에는 인권법이 통용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가족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가운데 생존의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사람들이 전시의 적군인가?
지금은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것조차 사치이다. 인권도 아닌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이 지적될 수준이다. 국제인도주의법에 따르면 전시의 적군도 부상자와 병자는 인간적으로 대우받고, 치료받고 보호되어야 한다. 포로에게도 식수제공, 음식제공을 하고 응급처치 등 필요한 치료를 해야 한다. 전쟁포로수용소도 위생상 및 보건상의 모든 보장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시에도 다수의 민간인에 대한 위험방지를 위해 위험한 물리력을 포함하고 있는 시설물에 대한 공격은 안된다.
그런데 쌍용자동차의 상황은 어떠한가? 부상자를 치료하려는 의사를 가로막고 심지어 체포하고, 항생제 등 기초적인 약품도 제공하지 않고, 마시고 먹는 것과 배설하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 상황이 쌍용자동차의 상황이다. 자동차 산업의 진로가 어떻고 노사관계가 어떻고는 이런 근본적인 인도주의적 위기 앞에서 논할 게재가 아니다.
위원장 긴급성명도 그런 상황에 대해 일부 기술하고 있기는 하다. 문제는 그 심각성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느냐와 그에 대해 국가인권위가 어떤 대응을 해왔는가에 있다. 용산참사에 이어 쌍용사건은 대규모의 장기적인 인권침해 사안이었다. 쌍용가족대책위의 진정이 있었고, 공권력 투입의 가능성이 강하게 드러났지만 국가인권위가 일종의 모니터를 위해 그리고 진정조사 명목으로 현장에 나타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공권력 투입설이 제기되고 물과 음식, 의약품의 공급이 끊긴 상황이 만천하에 알려져 있는 상황에 대한 긴급 대응치고는 전혀 만족스럽지가 않다. 인권침해 상황이 중대할 경우 국가인권위가 행사할 수 있는 직권조사나 긴급구제조치는 이런 때 쓰라고 있는 기능 아닌가? 도대체 얼마나 더 중대하고 긴급해야 나설 것인가? 그런데 상황이 긴급해서 나왔다는 ‘긴급’ 성명에는 그 어떤 실질적인 노력 의사도 담겨있지 않다. 또한 노동자의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는 발언에 인색하기 그지없다.
둘째, 봉지형태의 최루액과 전자충격기(테이저 건) 등 경찰장비 사용에 대한 국가인권위의 안일한 인식과 대응을 규탄한다.
‘긴급’ 성명의 안일함은 극히 짧은 성명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다음과 같은 주문사항에서 두드러진다.
“경찰은 자칫 치명적인 상처를 가할 수 있는 봉지형태의 최루액과 전자충격기(테이저 건) 등 경찰장비 사용에 있어서 관련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최대한 신중을 기해주기 바란다.”
이런 구절에 덧붙인 각주에는 ‘경찰장비의 사용기준 등에 관한 규정’이 달랑 붙어 있을 뿐이다. 우리는 가슴이 먹먹한 답답함으로 묻는다. 각주에 붙인 이 규정이 인권기준인가? 국가인권위는 ‘쏘지 말라, 이 상황에 그런 것을 쏘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말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지는 못할망정 ‘이 규정을 잘 지켜 신중히 쏘라’고 말하는 것인가?
봉지형태의 최루액은 스티로폼과 플라스틱을 녹일 정도의 독극물로 증명됐고 다수의 노동자들의 살이 이미 문드러지고 있다. 테이저 건은 5만V의 전류가 흐르는 대테러용 진압무기이다. 지난 2001년 테이저건이 사용된 이후 미국과 캐나다에서 다수의 인명 피해가 있었고, 국내에서도 지난 2006년 광주전남 지역 민중총궐기대회에서 참가자 한 명이 테이저건을 맞고 1시간 정도 의식불명이 되었다. 인명살상의 위험성이 있는 경찰장비 사용에 대해 국가인권위가 입을 열었다면 생존권을 외치는 노동자들에게 이런 살상 장비를 사용하는 것 자체를 먼저 문제 삼았어야 한다. 심지어 경찰은 용역업체 직원들이 규정 외 불법장비나 경찰장구를 사용하는 걸 묵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치명적인 장비를 관련 규정을 준수하여 신중히 사용할 것을 권고한 것이 국가인권위의 문제의식 수준이다.
경찰의 행위 규범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인 국제인권법과 더불어 ‘법집행공무원 행위규범(유엔총회 결의안 34/169, 1979)’, ‘법집행공무원의 무력사용에 관한 기본원칙(범죄예방과 범죄자 처우에 관한 유엔 회의 채택, 1990)’, ‘경찰이 지켜야 할 인권기준과 실천(유엔, 2004)’ 등의 다수의 기준이 존재한다. 적어도 쌍용 자동차 현장에서 경찰이 사용한 최루액과 테이저 건의 인권침해 책임을 물어야 할 상황에서 이런 다수의 인권기준들을 외면하고 경찰 규정을 들먹이는 안이함이 인권위의 대책인가 묻고 싶다. 향후 이 사안과 관련한 경찰 책임자에 대한 고발 및 징계 권고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셋째, 국가인권위원회는 쌍용차 사태의 뿌리를 건드려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단지 경찰 진압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에만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쌍용차 노동자들의 저항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살펴야 한다. 노동자들의 정당한 외침을 대하는 정부의 기본 태도를 꼬집고 더 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4. 인권단체들의 ‘자격 검증 공개질의서’ 묵살한 현병철 씨는 국가인권위원장 자격 없다.
마지막으로 ‘무자격 도둑취임 MB 하수인’ 현 위원장은 인권단체들이 보낸 ‘공개질의서’에 시한인 24일까지 어떤 답변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국가인권위원장 자격 가이드라인의 개요 중에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원활하게 협력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원칙은 국제기준인 파리원칙이나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강조하고 있는 내용이다. 스스로 무자격자임을 증명한 것으로 알며, 이후에도 현 위원장의 무자격성을 계속 폭로할 것을 다짐한다.
2009년 7월 27일
국가인권위원회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 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 2009-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