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안에서는 많은 상임활동가들이 있다. 그러나 평소 약간(?)의 어색함 때문에, ‘인사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며 은근슬쩍 지나치게 될 때가 많았다. 그러던 차에 참여하게 된 이번 여름 수련회, 상임활동가분들과 자원활동가들이 서로 만나면 어색하지 않게 인사할 수 있고 또 나아가서 함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으면 하는 기대가 내 가슴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1박 2일이란 시간이 지났다. 어찌 보면 짧지만 난 그 짧은 시간동안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런 면에서 내게 1박2일이란 시간은 가장 긴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왜냐하면 여태껏 함께해 왔고, 앞으로도 함께 나아갈 우리 사랑방 식구들을 만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장봉도를 가는 배, 짙은 바다 내음과 시원한 바닷바람 그리고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갈매기는 우리의 도착을 알리듯 반기고 있었고 이내 도착한 장봉도에서 차를 타고 약 10여분 뒤에 우린 마침내 혜림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의 숙소 또한 깨끗하고 그 규모나 시설 면에 있어서도 매우 청결하고 잘 마련되어 있어서 하루의 일정을 이끌어 가는 데 전혀 무리가 없어 보였다. 무엇보다 인상에 남았던 건 작고 예쁜 카페와 함께 뒹굴 수 있는 잔디와 넓게 펼쳐진 갯벌이지 않나 싶었다.
먼저 수련회 준비를 같이 하게 되면서 난 좀더 많은 소속감, 책임감, 그리고 호기심을 갖게 되었는데, 목이 말을 잘 듣질 않아 당일 참여나 진행 면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껄끄러운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30여명의 사랑방 식구들의 엄청난 격려와 환호, 그리고 주위 분들의 걱정해주시는 말씀에 힘을 받아 끝까지 웃으면서 마칠 수 있었는데 몸의 상태가 좀더 좋았다면 조금 더 멋진(?) 진행을 할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가득 했다.
각각의 성향이 다른 사람들이 모인 공간 안에서 처음 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사랑방 식구란 틀 안에서 준비된 프로그램과 인권에 관한 열띤 토론들, 그리고 골든벨까지... 작지만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들로 모임의 의미와 목적 등을 고취시킬 수 있었고, 또한 마니또 게임을 통해서 어색함을 풀어줄 수 있었다.
여러 프로그램 중 가장 빛이 났던 것은 골든벨이 아닌가 싶었다. 물론 그 밑바탕에는 재치있는 성준씨의 사회가 있었던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골든벨을 통해 서로 몰랐던 각 부서에 대해 알 수 있었고 또한 갯벌에서의 동심의 세계로 나아감을 통해서 서로의 어색함을 한결 덜어주었던 자리가 아닌가 싶었다.
또한 더불어 가장 소중하고 가슴 떨렸던 시간은 쟁점 토론 시간이 아닌가 싶다. 난 이처럼 치열한 토론시간은 본 적이 없었다. 토론 시간이 1시간정도 주어졌지만 치열한 토론 속에서 우린 시간가는 줄을 잊어버렸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다음의 일정을 위해 토론을 끝맺을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는데 먼저 적극적으로 말하고 자기의 의사를 개진하는 것을 보면서 난 그런 면에서 조금 움츠리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하였다. 또한 토론을 통해서 서로의 견해를 조금씩 양보하면서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을 보면서 정말 토론의 가치를 새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달과 별의 기운을 맘껏 받으면서 진행이 되었던 음주와 야담을 통해 조금씩 열렸던 서로의 낯설음을 바다 저 멀리 던져 버릴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비록 많은 분들과 얘기를 하지 못했지만 사랑방 식구들과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랄까? 이젠 우린 언제 어디서든 반갑게 인사하고 이야기하며 내가 힘이 들 때 곁에서 함께 해줄 진정한 벗이 생겼다는 생각에 오는 길의 발걸음은 무한히 따스하고 정겹게 느껴졌다.
이번 수련회는 준비하시는 분들(정아씨, 성준씨, 민선씨)의 열의와 성의뿐만 아니라 참여하신 사랑방 식구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p.s 열렬하고 화끈한 진행과 함께 준비위원을 맡으신 정아 씨 노래 너무 멋있었어요, 그리고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마니또 준비를 착실하게 한 우리 팀 민선 씨, 골든벨 때 놀라운 재치와 입담으로 가장 호응이 좋았던 인기쟁이 성준 씨, 모두 모두 수고하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