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 회사 일에 정신을 팔고 있을 때에도 늘 묵묵히 인권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사랑방 활동가들이 있습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현장을 지키는 그들이 늘 고마웠습니다. 그들은 무쇠팔, 무쇠다리, 로케트 주먹을 가진 거 같습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밤낮없이 세상의 부당함과 맞서 싸웁니다. 계속되는 싸움으로 인해 지칠 법도한데 포기하지 않고 저항하고 또 저항합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몇 년씩이나 저항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그 사람들의 반만큼이라도 닮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전 그렇게 끈질긴 사랑방 활동가들이 참 좋습니다. 힘든 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도 그들이고, 나를 웃게 만드는 것도 그들입니다. 상처 난 내 마음을 토닥여주기도 하고 다시 세상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힘을 주기도 합니다. 지친 나를 일으켜 세워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도 그들입니다.
그들과 더불어 사랑방에서 활동하다보면 팀별모임에도 참여하게 되고 세미나가 있을 땐 발제도 하고 때론 인권오름 기사를 쓰기도 합니다. 전 이 중에서 기사 쓰는 게 제일 어렵습니다. 기사를 쓰기로 한 날부터 기사를 다 쓴 날까지 머리 속에서 기사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그래서 매 번 기사를 쓰고 난 후에는 다음번에는 쓰지 말아야지 하고 마음먹지만 또 다시 기사를 쓰곤 합니다. 내가 쓰지 않으면 나대신 다른 누군가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분명하기에 부족한 실력인 줄 알지만 또 다시 기사를 쓰긴 하지만 쓸 때마다 내용이 부실한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질 않습니다.
기사 쓰느라 끙끙대고 발제 자료 찾느라 여기 저기 기웃거리던 시간들이 쌓여서 지난 달 돋움활동가가 되었습니다. 돋움활동가가 되고 보니 뭔가 하나를 하더라도 자원활동가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고 역할 하나라도 더 맡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누구 한 명 뭐라 그러는 사람 없지만 자원활동가 때보다는 더 많은 책임감이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런 책임감이 독이 아니라 약이 되어 나를 ‘날라리 활동가’가 아닌 ‘진정한 활동가’로 성장시켜 주길 바랍니다. 그래서 ‘오래 오래 활동하는 좋은 인권활동가가 되고 싶다’는 나의 소망이 이루어진다면 좋겠습니다.
혹시 저처럼 ‘좋은 인권활동가’가 되는 게 소망인 분이 계신가요? 그렇다면 망설이지 말고 연락주세요. 버선(?)발로 달려 나가 맞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