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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기자회견문] “지금 여기, 인권의 외침을 들어라”

세계인권선언 72주년 72인 공동행동 기자회견

[세계인권선언 72주년 기자회견문]

“지금 여기, 인권의 외침을 들어라”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기후위기와 감염병으로 고통 받는 오늘, 세계인권선언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72년 전, 2차 대전이라는 참혹한 경험 위에 전후 인류가 함께 할 공통의 가치로서 인권을 다시 세웠듯이, 2020년을 살아가는 우리 또한 공통의 가치를 다시 정비해야 할 엄중한 책임 앞에 와 있다. 전후 체계들이 그 한계를 다했다는 증거가 넘쳐나는 지금, 우리는 인권의 가치를 실현할 체계를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

새로운 체계란 무엇보다도 깊어진 격차의 골과 불평등을 바로잡는 것이어야 한다. 위기와 재난은 가장 배제된 사람들에게 고통을 전가하고 있으나 시스템으로 책임져야 할 정부의 모습은 원칙 없이 흔들리고 발등의 불을 수습하기에만 급급하다.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문제가 아니라 이전에 묻어두었던 문제들이 가시화된 것이다. 누군가의 고통을, 존엄의 훼손을, 인권침해를 외면하거나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부수적인 것으로 여기며 ‘위기에 강한 나라’를 내세운다.

기후위기와 감염병은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깨웠다. 위기를 극복해 코로나19 이전의 세계로 회귀하는 것이 결코 대안이 될 수 없으며, 새로운 체계를 만드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 새로운 체계란 무엇보다도 ‘모든 사람의 자유, 평등, 존엄을 존중하고, 그에 따른 연대의 정신으로 서로를 대하는 것이어야 한다.’(세계인권선언 제1조)

새로운 체계에 대한 열망과 실천의 의지를 담아 바로 지금 여기에서의, 우리의 과제를 확인한다. 누구나 동등하고 존엄한 존재라는 사실을 부정해온 억압과 착취, 차별의 구조를 깨고, 피해자의 곁에 서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을 함께 열 것이다. 위기가 권리 침해를 정당화 하며 또다시 기존의 체계를 답습하는 국가와 자본의 기회가 되지 않도록 우리가 전환의 주체로 나설 것이다. 이러한 의지로 세계인권선언 72주년인 오늘 우리는 외친다.

하나. 재난의 시대, 인권은 필수적이며 절실한 것이다. 인권을 원칙으로 한 대응을 촉구한다.

하나.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중대 인권침해와 과거사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한다.

하나. 모두의 평등을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다. 지금 당장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하나. 더 이상 죽을 수 없다.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라.

하나. 성과 재생산 권리 보장의 시작이다.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와 낙인, 낙태죄를 완전 폐지하라.

하나. 기후위기는 인권의 문제다.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우리가 나서자.

2020년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 72주년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 파일 첨부 세계인권선언 72주년 기자회견+공동행동 진행안+사진+발언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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