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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목격자, 노수석 씨 구타 증언

언론, '노씨 사인 심장이상'이라고 단정 보도

"시위진압경찰에 쫓겨 동대문 방향으로 이동하던 중 형을 만났을 때 수석이 형은 '나 맞았어'라고 2-3차례 말했다. 수석이 형은 계속 시위대열과 함께 달렸지만 다리가 휘청거리는 등 매우 힘겨워 보였다"

지난달 29일 '대선자금공개'와 '교육재정확보'를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가 경찰의 과도한 폭력진압과정에서 숨진 노수석(연대 2년)씨의 후배 남기돈(연대 법학 1년)씨의 증언이다.


되풀이 되는 경찰 폭력

91년 강경대(당시 명지대생)씨가 경찰의 방패에 맞아 사망한 후 모두는 입을 모았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없어야 한다"고. 김영삼씨가 대통령이 됐을 때 많은 사람들은 역시 입을 모았다. "이제 문민정부가 들어섰으니 군사정권 시절의 폭압과 독재는 사라질 것"이라고.
그러나, 만 5년이 지난 96년 봄, 또다시 꽃다운 나이의 한 대학생이 시위도중 경찰의 폭력진압 과정에서 사망하고 말았다. 모두의 기대가 무참히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언론, 부검 소견 단정 보도

31일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는 노씨의 부검이 진행됐다. 부검의들은 "심장이상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 이라는 소견을 밝혔고, "정확한 사인규명은 조직검사가 끝나는 이번주 중에나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는 사인을 추정할 수 있을 뿐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는 입장인 것이다.

그런데, 1일 오전 대부분의 언론보도는 이를 확정된 결론인 듯 보도했다. '노군 사인은 심장이상' 부검소견이 최종결론으로 둔갑되는 명백한 오보였다.

그러나, 언론보도의 문제점은 단지 오보 여부에 있는 것은 아니다. 설사 노군의 직접사인이 심장 이상에 있다 하더라도 심장에 이상을 가져다 준 여러 정황을 설명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국 이번 사건의 진실과 그 책임을 덮어버림으로써 또다른 노수석을 만들어낼 가능성을 열어 주는 것이다.

노씨의 부모님들은 평소 건강했던 노군이 갑자기 심장 이상을 일으키게 된 것에 강한 의혹을 품고 있으며 목격자들도 당시 경찰이 폭력적으로 진압에 나섰음을 증언하고 있다. 사인이 무엇이었건 간에 젊은 대학생을 죽음으로 몰고간 근본적 원인에 접근해 들어가는 것만이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언론의 자세일 것이다.


한총련 3일 총궐기

노씨의 사망이후 구성된 [애국학생 노수석 추모 및 김영삼 정권 살인폭력진압 대책위원회]는 자체 진상규명대책위(위원장 이덕인 변호사)를 통해 구체적 정황조사에 나섰으며, 2일 국무총리와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으며, 3일 경찰청장과 서울지방경찰청장을 고소고발할 계획이다.

한총련도 3일 전국동시다발의 학생총궐기와 9, 10양일에 걸쳐 2차 동맹휴업을 벌일 예정이다.

현장목격자 증언


·김용해(19, 연대 인문학부 1년)
"종로에서 집결하자마자 사전에 배치된 전경과 백골단은 무자비하게 진압하기 시작했다. 동대문 운동장까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