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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불법검문 피해, 국가배상 청구

대학생 5명, 각 5백만원 씩 신청


불법 불심검문의 가장 큰 피해자였던 대학생들이 국가를 상대로 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9일 최진호(21·한양대 법대)씨 등 대학생 5명은 불법검문과 불법체포·감금 등으로 입은 피해에 대해, 국가를 상대로 각 5백만원 씩 배상금 지급을 신청했다.

최 씨는 지난 5월 28일 서울 종로3가 지하철역 입구에서 전투경찰의 불법 불심검문에 항의하며 검문을 거부하다 연행된 뒤 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그는 “경찰이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면서 소속과 신분, 검문목적 등도 밝히지 않아 신분증 제시를 거부했으며, 이에 전경들이 수송차량(일명 닭장차)으로 끌고 가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욕설을 하며 △강제로 가방을 뒤지고 △안경을 벗기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같이 배상을 신청한 김진식(32·서울대 물리학과) 김해근(24·서울대 물리학과) 씨는 5월 29일 오후 학교로 들어가던 중 검문을 당했으며, 역시 절차를 무시한 검문에 불응하다 강제연행·감금됐던 경우다.

또 조영상(22·연세대 기계공학과), 나정인(20·연세대 기계공학과) 씨는 검문에 순순히 응해 신분증을 보여주고도 무려 12시간 이상 경찰서에 강제감금됐다는 이유로 이번에 배상을 신청했다<본지 6월9일자 참조>


적법 요구하다 불법체포·감금

이번 사건들에 있어 경찰은 공통적으로 △수상한 거동이나 주변상황 등 경찰관직무집행법상 검문의 요건이 결여된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검문을 벌였으며 △검문시 경찰 신분과 이름, 검문목적 등을 밝혀야 하는 절차를 무시했고 △강제로 전경 수송버스에 태우고 경찰서로 연행해 부당하게 신체를 구속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행 후 외부와 전화통화하는 것을 금지하고 미란다원칙을 고지한 바도 없었다.

이번 사건의 신청대리인인 김도형 변호사는 “경찰들이 신청인에 대해 행한 불심검문은 경찰관직무집행법 소정의 불심검문의 요건과 절차를 갖추지 않은 불법적인 행위로서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범죄행위에 해당한다”며 “경찰에 의한 불법적인 체포와 장시간동안의 불법감금 등으로 인하여 신청인들은 심한 정신적 충격과 모욕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신청인들에 대해 불법체포와 감금을 자행한 경찰들의 지휘 및 감독 책임이 있는 국가는 당연히 신청인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 배상을 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피해에 대한 위자료로 각자 금 5백만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신청인들은 9일 서울지구배상심의회에 배상금지급신청서를 접수한 데 이어, 다음달 중으로 법원에 손해배상소송도 제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