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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유가협 국회앞 농성 돌입

“올해 안 특별법 제정” 촉구


'민족민주유공자 명예회복과 의문의 죽음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유가족들이 4일 국회 앞에서 무기한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이날 2시 유가협 회원 30여 명은 여의도 국민회의 당사 앞에서 국회 앞 철야농성 돌입식을 갖고, “살아있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어떠한 일이 있어도 올해 안엔 특별법 제정을 이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이 철야농성이라는 강도높은 투쟁을 선택한 데는 올해마저 넘길 수 없다는 절박함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 달 20일 김대중 대통령이 유가협 회장단 및 ‘열사범추위’ 의장단을 초청한 자리에서 정부와 여당에 특별법이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도록 적극 협력할 것을 지시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안이 아직 법사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유가족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유가협 회장 배은심(고 이한열 씨 어머니) 씨는 “집권당인 국민회의는 당정 협의를 통해 특별법이 조속히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라”며 “민주화 과정에서 죽어간 많은 이들의 명예회복과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약속받기 전까지는 여의도를 떠날 수 없다”고 밝혔다.

‘먼저 간 아들보다 더 오래동안 싸우고 있는 분’이라 소개받은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씨는 “우리 자식들을 죽인 장본인들이 국회에 들어가 있으니 일이 더딜 수밖에 없다”며 김대중 대통령에게 “헌 부대는 과감히 청산하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당부했다.

전국연합 노수희 공동의장 또한 연대사를 통해 “우리 국민이 요구하는 ‘민족민주열사 명예회복과 의문의 죽음 진상규명’ 특별법을 법사위에 조속히 상정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유가협은 농성돌입식을 마친 후, 국민회의 당사 앞에 천막을 치고 특별법 제정 때까지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유가협은 당초 한나라당사 앞에서 농성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한나라당이 경찰에 시설보호요청을 함에 따라 농성장을 국민회의 당사 앞으로 옮겼다.

유가협은 이번 특별법 제정을 위해 지난 4월부터 138일 동안 대국민 캠페인을 벌여 많은 국민들의 호응을 받은 바 있다. 또 지난 8월 3일에는 이길재, 이미경, 조세형 의원 등 국회의원 65명을 포함해 32개 사회단체가 모여 ‘열사범추위’를 결성했고, 9월 15일에는 5만2천898명의 국민 서명을 첨부한 특별법 초안을 국회의원 58명을 소개의원으로 해 국회에 청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