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 양민학살에 대해 정부의 진상조사까지 논의되고 있지만, 노근리 학살은 미군범죄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4일 ‘미국과 일본의 한반도 전쟁책동, 경제침탈 분쇄와 조국의 자주, 평화통일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권오창, 비대위)’는 미군의 노근리 양민학살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비대위는 성명서에서 “황해도 안악군에서만 1만9천72명의 양민학살이 발생하는 등 전쟁당시 미군에 의한 양민학살 만행은 전국에서 벌어졌고, 제주 4․3당시 미군은 제주도민의 1/3을 죽였고, 5․18 광주에서도 미군은 2천명의 양민을 학살한 신군부의 조정자였다”고 비판했다.
제주 4․3연구소 사무국장인 김동만 씨는 “노근리에 비해 제주도에서 일어난 미군정의 학살은 훨씬 커다란 문제”라며 “그동안 모인 자료를 번역하면서 계속적으로 구체적 증거를 수집중이고, 새로운 자료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5․18 기념재단 교육부장 허연식 씨는 “양민학살이 역사 속에 묻히지 않고, 노근리를 통해 진상이 밝혀진다면 광주 5․18 진상규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5․18 유족, 부상자, 구속자 등의 피해자 단체들이 연대의 틀을 마련해 공동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의 김동심 간사도 “AP통신 발표이후 국내언론과 정부의 사대적 태도에 화가 나지만, 노근리 이후 마산 창녕 등지에서도 스스로 피해자라고 밝히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전에는 미군범죄에 대해 말하는 것조차 공산주의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고 빨갱이라고 욕하던 것과는 많은 변화를 보인다”고 말했다. 김 간사는 “초기의 집단학살 등 대규모로 벌어진 미군범죄가 현재는 지금은 홍익대 조중필 씨와 동두천 이정숙 씨 살해사건과 같은 사건들로 계속되고 있지만, 미군범죄에 대한 형사처벌권이 없는 한미행정협정에 따라 미군범죄근절운동에도 한계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는 오는 8일 사회단체들과 함께 기독교회관에서 노근리양민학살 진상규명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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