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사회권위원회 엮음/ 사람생각 펴냄/ 512쪽/ 1만5천원

빈곤이나 실업, 무주택 등의 문제를 개인의 책임이나 '팔자'로 돌리는 것이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또 극한적인 생존권의 위기는 경제가 성장하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로 치부하곤 했다. 하지만 새로 나온 책 『인간답게 살 권리 - IMF 이후 사회권 실태 보고서』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즉 인간다운 삶의 조건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내맡길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인 권리로서 사회가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적절한 소득과 노동, 휴식, 문화생활 등이 들어간다. 더욱이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불평등이 고착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은 사회권을 우리 삶에 뿌리내려야 할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만든다.

모두 16장으로 구성돼 있는 이 책은 외환위기 이후 변화된 한국의 인권상황을 '사회권'의 시각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제1부 잊혀진 약속, 사회권을 찾아'에서는 사회권의 개념과 더불어 인간의 존엄성 자체를 위협하는 신자유주의의 도전에 대해 말한다. 이어 제2, 3부에서는 '빈곤으로부터의 자유', '노동권', '사회보장의 권리', '건강권', '교육권', '주거권'을 인간다운 삶의 기본적 조건이라는 시각에서 꿰고 있다. 제4부는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노숙자 등 사회적 약자의 삶을 통해 사회권의 현실을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제5부에서는 마냥 미뤄져온 문화·과학기술·환경 분야에 대한 인권적 탐색을 시도하고 있다.

내용이 방대한 만큼 이 책을 위해 많은 이들이 필자로 참여했다. 필자들은 이 책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지 못하는 이들이 자신의 권리를 부르짖을 수 있도록 돕는 촉매제가 됐으면 한다는 바램을 머리말에 남기고 있다.

문의 인권운동사랑방 이주영(02-741-5363) 사람생각(02-3675-4096)